(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미국의 한 남성이 인기 범죄수사 드라마 `CSI(과학수사대)’ 속의 사건을 모방, 타살로 위장해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뉴멕시코 주 경찰은 지난 3월 15일 뉴멕시코 샌타로사 남동쪽84번 도로변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토머스 힉맨(55) 씨가 자살한 것으로 결론났다면서 그가 CSI 드라마를 흉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레스토랑 매니저 힉맨 씨의 시신은 발견 당시 입이 테이프로 봉해져 있었으며, 뒷머리에 총상이 남아 있었다. 이 때문에 당초 누군가에 의해 총으로 처형당하는 방식으로 타살됐을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수사관들은 사체로부터 약 10m 떨어진 곳의 선인장에 풍선들이 매달려 있었고 풍선에는 제작번호가 지워진 권총이 함께 묶여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나 사건과의 연관성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살해 용의자의 윤곽 조차 드러나지 않으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지난 2003년 방영된 `CSI’ 시리즈의 한 드라마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는 제보들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CSI 드라마에서도 풍선에 매달린 권총이 등장하는 장면이 결정적 열쇠였다. 권총 무게를 줄여 풍선에 매달기 위해 손잡이와 방아쇠 잠금장치가 제거됐다. 자살 후 권총은 풍선을 타고 피살체와 먼 곳으로 날아가 타살로 오인할 수 있게 했다.
드라마에서와 달리 힉맨 씨가 자살하던 날엔 강풍이 불었으나 풍선에 매달린 총기는 지면과 가까운 곳으로 밀리면서 멀리 날아가기도 전에 선인장의 가시에 매달리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수사 관계자는 힉맨 씨가 실제로 드라마를 시청했는 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비디오 대여점에서 이 드라마 비디오를 빌린 사실이 확인됐으며, 법의학적으로도 자살로 결론났다고 말했다.
힉맨 씨의 죽음이 타살로 결론났을 경우 그의 부인은 생명보험사로부터 38만8천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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