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만큼 월드 클래스급 문화공간이 많은 곳도 드물 것이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뮤지엄과 미술관 그리고 공연장들이 LA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볼거리가 많은 문화공간인 만큼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장소들도 드물다.
그런데 문제는 문화공간을 이용하는 비용이다. 유가 폭등 등으로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가계 예산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질수록 가장 먼저 지출에서 뒤로 밀리는 것이 박물관 방문 등 삶의 질을 높을 수 있는 여가생활이다.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반가운 것이 LA에 있는 대부분의 박물관들이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무료 입장 프로그램이다. 아트 갤러리와 야외 식물원, 로즈 가든 등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헌팅턴 라이브러리는 매달 첫 번째 목요일 모든 방문자들을 무료로 맞는다. LA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LA카운티뮤지엄(LACMA)도 매달 두번째 화요일마다 무료로 박물관의 문을 열고 있다. 또한 평일 및 주말에도 오후 5시 이후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LA 다운타운에 있는 LA 현대미술관(MOCA)과 인근에 위치한 모카 게픈 컨템포러리 그리고 웨스트 할리웃의 퍼시픽 디자인 센터 역시 매주 목요일 오후 5~8시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대학 내 뮤지엄으로는 최대 규모의 하나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 마네, 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 및 로댕의 조각품 등을 구경할 수 있는 UCLA 해머 박물관도 매주 목요일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선사시대, 공룡, 곤충, 각종 화석과 돌, 식물에 대해 배워볼 수 있는 곳으로 아이들에게는 유익한 자연 학습장으로 유명한 LA 카운티 자연사 박물관은 매달 첫 번째 화요일 무료 입장할 수 있다.
패사디나의 ‘작은 보물’로 불리면서 명나라 황실의 유물, 한국·중국 및 일본의 도자기 등 다양한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퍼시픽 아시아 뮤지엄도 매달 4번째 금요일은 입장이 공짜다. 역시 패사디나에 있는 노튼 사이먼 뮤지엄은 매달 첫 번째 금요일 오후 6시부터 밤 9시까지는 무료로 문을 열고 있다.
아예 입장료가 없는 박물관들도 많다. 여름철 매일 가족 아츠 프로그램 등이 무료 제공되는 게티센터는 언제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엑스포지션 공원에 있는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역시 입장료가 없다.
유명한 공연장들도 티켓을 잘 사면 좋은 자리에서 저렴하게 세계적 수준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한 예로 일부 티켓이 150달러에 육박하는 디즈니 콘서트홀 공연의 경우 오케스트라 뒤에 있는 합창단 좌석을 40달러에 살 수 있다. 이 좌석의 가격은 공연 2주일 전에는 15달러로 내려간다. 뮤지컬 공연장으로 유명한 LA 뮤직센터의 아만슨 디어터에서도 전체 티켓의 3%를 ‘핫 티켓’으로 구분해 좋은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2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불경기로 인해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멀리 여행가기 어렵다면 가까운 뮤지엄과 공연장으로 공짜 여름휴가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백두현
특집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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