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도 풍부하고 먹을 거리도 아직 있고…
주말에 자주 찾는 소노마 카운티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2년만의 휴가.
전화 벨소리, 이메일 그리고 어포인먼트도 없습니다. 바람소리 새소리, 그리고 가끔 지나가는 차 소리가 있습니다.
지금 몇시일까. 관심을 끊으니 쇠사슬에서 풀려난 느낌이 듭니다.
우리는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하루히루를 지내기로 했습니다. 꼭지는 며칠간 야간 보초를 서랴, 낮에는 다람쥐를 잡으려 뛰어다니랴 무리를 했는지 토하고 뻗어버렸습니다.
조금 있다가 해변의 돌틈으로 먹을 것을 구하러 갈 계획입니다.
결혼 전 만난지 얼마 안돼 아직 서먹서먹할 때 가고 싶은 곳 없냐고 남편이 물었습니다.
요세미티에서 3일을 지내고 캠핑은 우리 삶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늘에 먹을거리가 날아다닙니다. 남편이 새를 잡겠다고, 바베큐 딱다구리와 까마귀 고기를 대접하겠다고 새총을 사와 대기를 하는데 발사준비만 하면 주위 새들이 사라집니다.
파리채를 든 것 같달까요. 이 파리 같은 새 놈들, 남편의 말에 새의 탈을 쓴 파리 새끼들이라고 제가 응답했습니다. 저의 새총 사격 솜씨도 날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시간당 0.21마일 이상 움직이면 속도 위반 티켓을 주겠다며 저와 꼭지를 면박하는 남편. 휴가에 꼭 필요한 것은 느릿느릿, 맛있는 것들, 그리고 심심함이라고. 그중에서도 으뜸은 심심함이라고 남편은 말합니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점점 더 자주 느낄 수 없는 느낌. 그래서 심심하면 이상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우리들.
이번 휴가 목표는 심심해서 좋다고 외치는 것입니다. 은혜로 주시는 모든 것들을 기꺼이 감사하며 온몸으로 느끼고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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