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는 주의가 산만하고 과다활동과 층동성, 그리고 학습장애를 보이는 소아기의 정신과적 장애이다. 주로 남자아이들에게서 많이 발견되고 대부분 소아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줄어들지만 성인이 돼서도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심리적인 이유에 의해 나타기도 하는데 유명 인사들 가운데서도 어렸을 때 ADHD 증상을 보였던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정치인들 가운데서는 20세기 초 미국을 이끌었던 시어도르 루스벨트 대통령과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있으며 잔 F. 케네디와 빌 클린턴 대통령도 ADHD 장애를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네디와 클린턴은 미국의 젊음과 활력을 상징했던 대통령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던 장애인 ADHD 증상을 극복하고 이런 성향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켜 정치적 성공을 거뒀다.
12일 베이징 올림픽 수영에서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가 2개의 금메달을 추가해 이번 대회에서 모두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대회 6개 등 올림픽에서만 총 11개의 금메달을 따내 역대올림픽 개인통산 최다 금메달 기록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수영계 뿐 아니라 올림픽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펠프스는 ADHD 아동이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잦은 말다툼을 벌이고 끝내 이혼하는 것을 목격한 펠프스는 이때부터 ADHD 증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수영은 이런 증세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한 운동이다.
ADHD 증세는 분명 장애였지만 수영장에서는 그의 천부적 소질을 드러내고 말릴 수 없는 승부근성을 심어 준 원동력이 됐다. 15살에 국가대표가 되고 19살 되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6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큰 명예를 제대로 감당하기에 펠프스는 너무 어렸다. 귀국 후 이런 저런 TV 프로그램들에 얼굴을 내밀고 축하행사 등에 참석하면서 연습을 등한시했다. 이것은 곧바로 슬럼프로 이어졌다. 기록은 떨어졌고 음주운전으로 체포되면서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다시 정신을 차린 펠프스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수영의 지존임을 확인시켰다.
펠프스의 결코 길지 않은, 하지만 더 할 수없이 찬란한 수영인생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우선 장애를 성공의 원동력으로 바꾼 그의 의지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른 성공 뒤에 찾아온 방황을 잘 극복해 낸 그의 현명함이다. 그는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후 “가족과 나 자신, 그리고 미국의 팬들을 실망시켰다”며 뼈저리게 후회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수영 자유형에서 한국에 최초의 금메달과 은메달을 선사하면서 일약 국민영웅으로 떠 오른 박태환은 펠프스의 지난 4년을 통해 배워야 한다. 펠프스가 첫 금메달을 땄을 때의 나이와 같은 어린 박태환에게는 벌써부터 민망할 정도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찬사와 유혹에 취해 버리면 추락은 한순간이다. 펠프스처럼 방황의 길을 거쳐 힘들게 돌아오기 보다는 정신 바짝 차리고 흔들림 없이 수영장에 몸을 던져야 한다. 4년 후 다시 한번 펠프스와 겨루기 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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