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 8년 만에 한국에 친지 방문 목적으로 잠깐 다녀왔다. 비록 짧은 여행이었지만 나는 느낀 것이 너무나 많았던 여행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졌던 것은 저녁 외식 자리에서였다. 여러 친지가 모이는 장소엔 항상 ‘술’이라는 문화가 활짝 펴지기 마련이었다.
친지 중에 술 잘하는 한분이 술에 흠뻑 젖어 그 장소의 분위기를 압도하며 이끄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항상 목격한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왠지 모르게 그다지 반갑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그 다음날 친지 중 11살짜리 소년이 한다는 말이 “어저께 너무 멋있었어요!” 나는 이 말을 듣고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아! 술에 취해야 저렇게 멋있어지는구나! 나중에 나도 커서 저렇게 해야지!” 이처럼 술에 대한 한국의 그릇된 인식이 이 철없는 소년의 머리에 벌써부터 뿌리 박혀 가는 것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갔다.
술에 취하지 않고서도 멋있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는 는 것일까? 술이 없어도 건전한 사회생활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 줄 수는 없는 것일까? 더군다나 어린아이들과 함께 어울린 자리에서는 지나친 음주는 삼가야 하지 않을까.
술 때문에 발생하는 수많은 사회적, 도덕적 그리고 의학적인 부작용은 여기서 일일이 열거 안 해도 독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으리라. 자녀를 둔 아버지라면 한번쯤 이 이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볼만하다.
권병길/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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