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이라면 누구나 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간발달 과정인 아동기, 청년기, 성년기마다 이루어야하는 학교입학, 직업, 결혼, 자녀양육과 같은 발달과제를 성취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적응과정과는 별도로 이민은 완전히 새로운 국가, 조직, 언어, 문화, 가치관에 내가 지녀왔던 모든 것을 맞춰나가며 적응해야 하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대변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 그룹이나 조직에 자신과 같은 인종이 최소한 20%는 존재해야 현지인들과 갈등이 있더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한다. 10명중 2명이상이 한국인이 아닌 경우에는 자신이 확실히 옳다고 믿어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섣불리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가 힘들다. 결국 대다수의 이민자들은 한인타운을 떠나서는 자신의 본연의 모습대로 살아가기보다는 심리적, 감정적인 부분들을 억누른 채 살아가게 되고 이는 ‘적응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적응장애는 스트레스를 받은 후 3개월 이내에 일어나는 반응이 지나친 경우에 내려지는 진단이다. 적응장애는 우울증, 불안함같은 심리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기물파괴, 무모한 운전, 싸움, 그외의 여러가지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또한 학업장애, 대인관계회피를 비롯해 신체적인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적응장애일경우, 적응장애를 유발한 스트레스가 사라지면 이러한 증상들은 6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지만 6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 적응장애로 진단된다.
인생은 적응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미리한번 예행연습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다 배우고 난 후, 모든 것을 다 알고 현재의 삶을 살아가지 않는다. 자신이 오늘 처한 상황과 위치는 내게 처음 주어진 시간이고 순간순간마다 적응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특별히 배운것이 아니다 하더라도 성장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습득한 지식과 지혜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민자들의 경우, 자신이 40대의 성인이라 해도 초등학생들도 아는 사실들을 모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적이 한두번이 아닐 것이다.
이민으로 인한 적응장애는 자신의 정체감과 자존감에 커다란 혼란을 가져올 수있다. 따라서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이 어떻게 인생의 고비고비를 넘겼고 자신의 장점, 자신만이 가진 재능들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현재 이민생활을 과거의 삶에서 분리시켜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연장선 상에 놓음으로써 잊혀졌던 자신의 귀한 자산들을 다시금 활용할 수있다면 이민생활 적응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어려움을 보다 쉽게 극복할 수 있다. 개인적 차원 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이러한 작업을 할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이민생활에 적응할 수 있다.
안여진
앨리언트 국제대학
결혼상담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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