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직 18세가 안된 아들아이의 교통 위반 티켓 때문에 미성년 재판소에 간 일이 있다. 거기서 만난 어떤 필리핀 아빠의 이야기는 아직도 나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딸이 12세 되던 해 사고로 아내를 잃었다고 한다.
그 충격을 못이긴 딸아이가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하였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딸을 살려 냈지만 경찰에서는 아이를 잘 지키지 않아 자살을 시도한 것이라며 아빠에게서 딸을 빼앗아 갔다는 것이다.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서서 가뜩이나 예민한 딸아이는 엄마의 죽음과 가족과의 생이별로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고 벌써 2년째 포스터 가정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건축 노동자인 그는 그날 그날 일을 공치면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법정을 밥 먹듯이 드나들었다. 친척들을 동원해 딸아이를 입양하려고 도 해보았지만 법은 이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 이상 변호사 비용을 조달할 수 없어 관선 변호사를 선임 했지만 건성건성 책임감 없이 일을 처리해 전혀 도움이 되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관선 변호사를 바꿔달라고 신청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하루아침에 아내와 딸을 잃게 된 아빠는 아이를 다시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법이라는 복잡한 거미줄에 얽혀버린 딸을 빼내오기엔 역부족이었다.
폭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고 위험에 빠뜨린 것도 아닌데 도대체 무슨 죄목으로 무슨 권리로 자식을 빼앗아간단 말인가. 같은 부모의 입장으로 그 아버지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가슴으로 느껴져 왔다. 함께 기도해 주겠노라고 약속하는 것 말고는 달리 도움을 줄 수 없어 안타까웠다.
사람의 삶을 위해 있어야 할 법이 사람을 묶어 버린 꼴이다. 주변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도 이렇게 답답한데 당사자는 어떠하랴. 우리가 만든 법이 우리를 파괴시킨다.
신미하/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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