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데드라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있을것이다. 어떤 사람은 가끔, 어떤 사람은 매일 데드라인과 싸운다. 작곡가야말로 늘 데드라인과 싸우는 직업이다.
언제까지 곡을 써주세요. 안그러면 연주 못해줍니다.가 기본 공식이다. 연주만 안해주는게 아니라 작곡가로서 이미지에 완전 금이 가는것이며 추후에 작곡 의뢰에도 큰 지장을 준다. 지난 여름 열심히 쓴 합창곡이 있었는데 마감일을 넘기자 매정하게 프로그램에서 삭제되었다.
그렇담 데드라인은 무슨일이 있어도 꼭 지켜야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허나 데드라인을 코 앞에 두고도 왜 이렇게 진도가 안나가는지 참 미칠 노릇이다.
이 주후까지 오케스트라곡을 완성해야하는 데드라인이 임박해왔다. 오케스트라곡은 작곡 이후에 악보 만드는 작업만해도 엄청난 시간이 든다. 각 악기별로 악보(파트보)를 만들려면 사실 지금 곡은 다 되 있어야한다. 그러나 아직도 초반부에 머물러 있다. 그런채로 코끼리 발톱만 그리고 있다. 지금 큰 그림은 다 완성하고 대충해서 마지막 겹세로줄을 그어야 할때인데 아직도 열번째 마디의 선율을 오보에로 할지 클라리넷으로 할지 고민하고 있다. 꽤 큰일이다.
내가 믿는것은 데드라인의 위력이다. 지난날 경험으로 미루어볼때 데드라인은 묘한 힘이 있다. 갑자기 초인적인 속도가 붙는다. 그 쏟아지던 잠이 확 달아나고, 안먹어도 배고프지 않고, 전에 없던 놀라운 집중력이 생긴다.
이 위력의 힘으로 겨우겨우 끝낸 곡들이 얼마나 많은지...
데드라인이 없으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해본다. 아무때나 받아줄테니 편하게 곡 쓰세요. 과연 완성할수 있을까. 실제로 내겐 데드라인이 없는 몇개의 프로젝트들이 있다. 그러나 데드라인 있는 것들을 우선하고 그것들은 저기 멀리 쌓여있을뿐이다. 데드라인은 어찌보면 참 값진것이다. 비록 스트레스를 주긴 하지만 완성을 촉구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 할수 있다.
우리 인생은 유한하기에 사실 모두가 데드라인을 향해 살아가고 있다. 정해진 시간안에 내게 맡겨진 모든것을 끝낼수 있을까. 데드라인을 잊고 너무 나태하게 사는것은 아닌지. 나중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엔 너무 늙어버릴수도 있을텐데.. 아니, 그 데드라인이 생각보다 일찍 올수도 있을텐데.. 다음주까지 다음달까지 마무리해야하는 눈앞의 데드라인 이외에 더 중요한 데드라인이 있다. 매일매일 더 성실하게 산다면, 더 사랑하고 더 베풀며 더 감사한다면, 데드라인이 임박한 그날 여유있게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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