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3개월째예요.”

“뭐가?”

내가 52살, 아내가 48살.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나이 많아 아이를 갖게 되면 조금은 부족한 애기일수도 있는 확률이 높다는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의 말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생각 끝에 “그래 부족한 아이면 그런 아이 위해 한 세상 사는 것도…” 뜻대로 하시라고 두 손 모았던 일이 어언 16년 전이다. 지금은 고등학교 3학년이고 골프 핸디는 싱글, 집에서 부르는 이름은 ‘스마트 선’이다. 쉽지 않은 이민생활. 닭싸움 하듯 갈등 많은 이민생활. 지금까지 헤어지지 않고 지내오는 것, 어떻게 보면 다 막내 덕분이다.

새라 페일린. 금년 4월에 낳은 5번째 아이가 다운 증후군이라고 한다. 좀 부족한, 정상이 아닌 것 알면서도 낙태 않고 출산한 그녀. 공화당 부통령 후보며 알래스카 주지사다. 워싱턴에서 서울이 비행기로 16시간 남짓이며 그 중간쯤이 알래스카인데 그 먼 곳의 주지사라면 대소사에 여행하는 일이 좀 많을까. 그 먼 곳이기에 주지사 전용 비행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주지사 당선된 후 이베이에 경매 붙여 전용기 판 돈을 알라스카 주 살림에 보태 쓰고 있다고 한다. 내가 주지사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번 선거는 그리 뭐 어려울 것 같지 않다. 우리도 고향이 있었는데 산골짝 개울물처럼 우리 마음도 그렇게 맑고 깨끗했었는데… 혼탁한 세상살이에 감추어지고 잊혀졌던 그 마음의 고향, 다시 가보고 싶은 고향, 그 잃었던 마음의 고향을 새라 페일린에서 다시 보는 것 같다. 10월 14일까지 우체국이나 도서관에 가서 선거등록하고 11월 4일 선거 날을 우리 모두 잊혀졌던 선한 마음을 다시 찾는 날로 만들기 바란다.

박찬진/ 글렌데일,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