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데니스 김씨가 한국계 2세들에게는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신디란 분께서 반론을 내놓았다. 사실 이민 1세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라면 우리들의 2세들이 모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여 주류사회에 우뚝 서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 1세들과도 의사소통이 잘 되어 우리들의 가려운 곳을 알아서 잘 긁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는 소질이 뛰어나지 않으면 영어나 한국어 모두 능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이곳에서 공부를 오래했다고 해서 영어를 잘 할 것이라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얘기다.
오래 전에 어느 백인이 나에게 자기를 담당하는 의사와의 통역을 부탁하여서 그의 명함을 보니 한국계가 아닌 중국계였다. 그리고 나의 한 집 건너 이웃은 UCI 철학과 교수인데 아시안 학생들의 영어를 알아듣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였다.
집에서는 한국어를 쓰고 한국 드라마를 보고 노래방에서 한국 노래를 부르며 한국 친구들과만 어울리면서 학교에서만 영어를 쓰는 식으로는 주류사회에 진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우리 1세들이 듣기엔 완벽한 영어 같으나 주류사회에서는 전혀 아니다. 그래서 일단 들어갔다고 해도 그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한인사회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다.
2세 변호사나 의사들의 모임에 가보면 그들은 대부분 모국어를 못하고 영어를 쓴다. 법대, 의대 공부가 얼마나 치열한데 언제 모국어를 쓰고 모국어로 된 책을 읽겠는가. 그래서 아이들이 원하면 한국어를 시키지만 우리 1세들, 나이 많은 부모들에게 효도하라고 봉사하라고 한국어를 시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의사소통은 같은 언어라서 잘 통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이다.
아무리 부모자식 간이라도 마음이 없어지면 같은 언어라 할지라도 소 닭 보듯 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은 정을 떼어주는 것이라 한다. 절연하라는 뜻이 아니라 자식들이 부모에게 정 때문에 매이지 말고 더 크고 넓은 세상으로 훨훨 날아서 큰 능력을 펼쳐보라는 뜻이다.
그래야 2세들이 주류사회에서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라고 오바마 같은 인물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 아닌가.
명성부/ 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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