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 무르나우의 1924년 무성영화
노동계급 좌절감 그린 명작 중 명작
독일영화 표현주의 감독의 1인자였던 F.W. 무르나우의 1924년작 걸작 무성영화. 만유하는 카메라와 주연배우 에밀 야닝스의 위압적이면서도 민감한 연기가 뛰어난 영화로 노동계급의 좌절감을 시적이요 비감 가득하게 극화한 명작 중의 명작.
고급 호텔의 나이 먹은 도어맨이자 포터인 야닝스는 금장식 단추를 단 화려한 제복을 입고 마치 장군처럼 으스대는 직업에 충실한 사람. 동료들은 그를 ‘왕’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무거운 짐을 나르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호텔 매니저가 야닝스를 편하게 해주려는 생각에 그를 호텔 지하 화장실로 내려 보낸다. 화려한 복장 대신 초라한 옷을 입은 야닝스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손님들을 위해 서비스를 하면서 정신과 사기도 지하로 깊이 내려간다.
절망감과 좌절감에 빠진 야닝스를 동료들과 친척들까지 조롱하고 비웃으면서 한 때 자랑스러웠던 남자는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이 되고 만다.
이렇게 신분 상실로 내면이 부식되어 버린 야닝스는 뜻밖의 일로 마지막 웃음을 웃게 된다. 그러나 이런 해피엔딩은 관객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만들어져 마치 동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야닝스는 자기가 지키는 화장실에서 쓰러져 죽은 백만장자의 유산을 물려받으면서 지하에서 지상으로 의기양양하게 올라온다. 죽은 부자가 생전에 자기의 재산을 전부 자기가 죽기 직전에 본 사람에게 물려주겠다는 유언을 한 덕택이다. 백만장자가 된 야닝스는 자기가 일하던 호텔에서 성대한 만찬을 베푼 뒤 마차를 타고 호텔을 떠난다.
물 흐르듯 하는 카메라가 인상적인데 특히 비관한 야닝스가 술에 취해 사물을 바라볼 때 모든 것이 일그러져 보이도록 찍은 촬영이 일품이다. 이 영화로 세계적 스타가 된 야닝스는 무르나우와 함께 할리웃에 와 몇 편의 영화에 나왔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키노(Kino) 비디오가 새로 복원하고 또 오리지널 음악을 새로 녹음한 2장짜리 디스크로 된 DVD를 출시했다. 3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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