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들의 큰 관심사 중의 하나가 우리의 1.5세와 2세들에게 어떻게 한국어 교육을 잘 시킬 수 있나 하는 문제이다. 우선 한국어를 가르쳐야 하는지 필요가 없는지를 가지고 얘기를 해 보면, 이민 1세대의 절대 다수가 그래도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첫째로 그들에게 문화적 정체성을 심어주어야 하고, 한국어로 부모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하여, 그리고 미국 사회가 요구하는 다문화적 능력을 가진 직장인이 되기 위하여 등등 이유는 많다. 무엇보다 뿌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미국에서 문화적 정체성이 없는 이민이 되어 자부심을 가지고 사회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대인관계와 직장 찾기, 부모와의 이해와 소통에 있어서 유리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한인 2세들이 기꺼이, 기쁘게 한국어를 배우지 않는 데에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주말 한국학교에 억지로 끌려온 것처럼 즐겁지 않은 태도로 한국어를 배운다. 이것은 다른 나라 한인 2세들과 많이 다른 점이다. 그러므로 미주 한인 부모들은 더욱 더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자녀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중에 성인이 된 다음 한국어를 알고 있으면 어떤 점이 유리한지를 미리부터 주지 시켜서, 실용성에 입각한 학구열도 불어 넣어야 한다.
우선 한국어를 문제없이 하게 하려면, 집에서는 한국어로만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1세대 부모들이 부정확한 발음과 문장 구조로 영어를 하면 자녀들의 영어 실력이나 발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서 완벽한 영어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한국학교에 보내어 문법과 이론 교육을 받도록 하고, SAT II 시험에도 대비하게 해야 할 것이다. 가능하면 고등학교나 대학 시절에 한국에 연수를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24시간 한국어를 구사하는 분위기 속에서 문화 체험과 함께 자신의 뿌리가 되는 나라에 체류하는 경험을 갖는 것은 대단히 유익하다.
외국에서 10여년을 외국어를 배워도 그 말을 쓰는 나라에 가서 몇 달간 살며 직접 실습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외국어 구사력을 얻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한국에 가서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면 문화적 소속감이 생겨 더욱 한국과 한국어를 사랑하게 된다.
한국 노래나 영화, 드라마도 시청각 교육의 좋은 자료가 된다. 한국의 일상생활과 문화를 알게 되고, 또 한국 역사와 역사상의 위대한 인물들을 알리게 하는 데에도 이런 자료들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국 책들을 많이 읽게 해야 함은 물론이다. 동화책서부터 역사, 문학에 이르기까지, 쉬운 책부터 한국어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다행히 남가주의 시립 도서관들은 한국 책들을 소장하고 있는 곳이 꽤 있어서 이 책들을 빌려다 볼 수가 있다. 그리고 한국 서점들에 구입 신청을 하면 대개 한 주일 내에 한국에서 책이 들어온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 책을 가까이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 실습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 쓰기인데, 이것도 어렸을 때부터 매일 한국어로 일기를 쓰게 한다든지,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자주 쓰게 하고, 매번 틀린 곳을 일일이 고쳐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실습을 많이 하면, 나중에는 자기 생각을 한국어로 쓸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긴 작문을 하더라도 역시 틀린 곳을 고쳐 주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이다.
이 모든 수고를 하여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의 우수성이다. 이것을 자녀들이 알게 하려면, 한국 요리, 운동, 축제 등 모든 문화 행사에 같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
5,000년 역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이 이룩한 문화유산과 업적을 우리 세대를 통해 계승하여 우리 후대에서도 꽃을 피우게 하기 위해서 자녀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치기는 일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이연행 불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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