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 전공과목 격상 안정적 재정학보 필요”
한인들보다 더 한글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 메릴랜드대 ‘아시아/동유럽 언어 및 문화연구소’의 로버트 램지 소장이 바로 그다. 10여년 전부터 매년 10월 9일 한글날이 되면 학내에서 기념행사를 마련하는 그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1백여 학생들 앞에서 한글의 위대성을 거침없이 밝히고 있었다.
“한글의 우수성은 가히 기념비적“이라고 외치는 램지 소장의 꿈은 메릴랜드대학에 한국 관련 전공 학과를 설치하는 것.
메릴랜드대에는 일본어학과와 중국어 학과가 전공으로 개설돼 정원도 각각 100명, 50명이나 되지만 한국어 학과는 20여년간 아직도 부전공으로만 개설되어 있어 안타깝다는 것이다.
“올해는 한국어 강좌에 수강 신청이 많이 몰려 신청자들을 다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늘었다”고 소개한 램지 소장은 “그러나 한국어를 전공과목으로 격상시키려면 안정적인 재정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금융위기 여파로 대학 측의 경비 및 지원 삭감 한파가 한국어 강좌에도 미치고 있으며, 그 동안 재정 후원해 오던 한국 국제교류재단의 예산도 2010년 8월까지만 예정돼 있어 이마저 끊긴다면 지금의 한국어 강좌마저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램지 소장에 따르면 한국어 강좌는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해 두 차례나 폐강 위기를 겪었었다.
메릴랜드대는 비한국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급 한국어 1, 2와 한국계 학생용 한국어 1, 2 과정을 비롯해 한국현대사, 현대한국사회, 한국미술사, 한국 정부와 정치 등 12개 한국 관련 과목을 부전공으로 운영 중에 있다.
램지 소장은 영어권 독자들을 위해 ‘한국어(韓國語) 역사’ 출판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 2000년 뉴욕시립대(CUNY) 출판사를 통해 영어권 독자들을 위한 한국어를 펴낸 바 있다”며 “이번 한국어 역사는 서울대 이기문 교수의 ‘국어사 개설’을 바탕으로 약 7년간의 번역 작업 끝에 12월경 캠브리지대 출판사에 원고를 넘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같은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 전임강사로 있는 김영희 씨를 부인으로 두고 있는 램지 소장은 예일대 출신으로 1967년 베트남전 당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연세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15~16세기 경상도, 함경도 말을 집중 연구했으며 콜롬비아 대학에서도 10년간 한국어 강좌를 맡은 바 있다. 메릴랜드대에서는 20여년째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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