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3월 로마 교황청은 기독교가 2,000년동안 인류에게 저지른 온갖 죄악을 뉘우친다는 문건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교황 바오로 2세는 11세기 십자군 전쟁부터 마녀사냥과 종교재판, 신대륙 원주민 학살과 유대인 대량학살에 이르기까지 지었던 죄를 밝히며 용서를 구했다.
11세기에 성지회복이란 이름 아래 십자군 전쟁을 일으킨 기독교인들은 여덟 번에 걸친 대원정으로 7만에 이르는 예루살렘 사람, 유대인과 회교도들을 학살하고 도시를 약탈했다.
십자군 전쟁에서 패한 뒤 종교위기와 사회불안이 이어지자 중세교회는 주민들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이단을 없앤다는 명분으로 힘없는 사람들(80%는 여자)을 잡아서 고문한 뒤 잔인하게 처형하여 몇세기 동안 온 유럽을 공포로 떨게 했다.
이른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이미 원주민이 살고 있던 땅이므로 ‘신대륙’도 아니고 ‘발견’은 더욱 아니다) 이듬해인 1493년에 교황 알렉산더 6세는 선교를 앞세워 땅을 100% 빼앗고 원주민을 무차별로 학살하도록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허락했다. 처음 1,500만이던 멕시코 원주민은 16세기에 300만으로 줄어들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주민발의안 8’이 이슈가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법원 판결로 이미 합법화 된 동성결혼 권리를 다시 빼앗아야 한다면서 교회마다, 교단마다 일어나 21세기식 마녀재판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기독교인들은 생각해야 할 때이다. 하나님 앞에 누구나 죄인인 우리에게 이제 그늘에서 햇볕으로 나오고 있는 그들을 향해 돌을 던질 권리가 있을까.
우리와 똑같이 축복받은 하나님 자녀인데 따뜻하게 손잡고 어울려 살수는 없는 것인지 답답하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을 순종하면서 판단과 정죄는 심판주이신 하나님께만 맡길 수는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
신정란/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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