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우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에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동무야”
이동순 시인(영남대 국문과 교수)의 ‘노래로 들어보는 한국 현대사’ 강연이 1일 KM 갤러리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미주 한국시문학회(회장 권귀순)가 마련한 이날 저녁 강연에는 60여명이 참석, 시인과 함께 가요를 부르며 만추의 밤을 적셨다.
이동순 시인은 타향살이, 눈물 젖은 두만강, 북국 오천 킬로, 선창, 울며 헤진 부산항, 찔레꽃, 불효자는 웁니다, 꿈에 본 내 고향, 울고 넘는 박달재, 비 나리는 고모령, 봄날은 간다, 고향에 찾아와도, 이별의 인천항, 고향무정 등 1930년-60년대의 추억의 가요 14곡을 소개했다.
그는 서두에서 “식민지 시절 정든 고향을 등지고 만주 등 객지로 떠도는 설움과 머나먼 타국으로 이민,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고 있는 재미동포들의 애환은 닮은 데가 있다”며 “고향과 향수를 주제로 한 노래들로 선곡했다”고 말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그는 노래마다에 얽힌 숨은 사연과 작곡가, 작사가, 가수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곁들여 직접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가요 강연 후에는 몇몇 참석자들이 무대에 나와 가요에 담긴 개인사를 소개하고 직접 노래를 부르는 시간도 마련됐다.
또 이동순 시인은 아코디언으로 ‘황성옛터’ 등을 연주, 악극단 시절을 기억하는 노년들에 애틋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권귀순 미주시문학회 회장은 “평소 옛 노래를 들을 때 마음을 담아 듣지 못했는데 오늘 이 시인의 멋들어진 노래와 강연을 듣고 나니 가사와 곡에 담긴 내용까지 눈을 떠게 되는 등 가요가 새롭게 다가오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동순 시인(57)은 경북 금릉생으로 경북대 국문과 대학원을 나와 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문단에 데뷔했으며 여러 시집과 평론집을 냈다. 모 라디오에서 ‘이동순의 재미있는 가요 이야기’를 진행 중이며 가요 에세이 ‘번지 없는 주막’도 펴낸 바 있다. 현재 영남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구년(옛 안식년)을 맞아 지난 9월부터 메릴랜드 솔즈베리의 한 지인 집에 머물고 있다.
한편 미주한국시문학회는 오는 8일-9일 버지니아의 체사픽 만 인근에서 ‘이동순 시인과 함께 하는 문학 캠프’를 갖는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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