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장대회에 처음 참석한 사람들은 (물론 나를 포함해서) 도대체 이 대회가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고 온 것 같다. 사실 전 세계에서 400명 내지 500명이 와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역사는 창조적인 소수에 의해서 움직여진다고 했던가. 역시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냥 쫓아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한인회의 일을 하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임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일에 대한 준비를 하지만 실제로 자기 사업이나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일이 끝난 후에 모여서 회의를 하면 불과 2, 3시간이 전부인데 그 시간에 모든 일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하고 계획에서부터 실행까지 준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일부 시간 있는 사람들, 또는 헌신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의 것을 준비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함께 검토해보고 결정해서 집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난 5월 연방 상원 빌딩에서 아시안-태평양문화행사를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인들의 권익옹호활동을 하는 것은 미국 50개주에 있는 한인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할 일이다. 물론 한인회총연합회가 그런 역할들을 총책임을 맡고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실제로 그런 문화행사를 하면서 모든 행사에 다른 주에서 참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결국은 워싱턴 DC에 인접해있는 메릴랜드와 버지니아가 일차적으로 감당해야할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물론 지역한인회가 아직도 자체의 발전을 위해서 해야 할 일도 많고 감당해야할 일이 버겁기 때문에 연합해서 자기 지역 이외의 일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지역 한인회(카운티 한인회)가 연합해서 주정부를 상대로 권익옹호활동을 해야 하고, 주정부를 상대로 하는 사람들이 또한 연합해서 연방정부를 상대로 전체한인들의 권익옹호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 이론상 올바른 일이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역량이 제대로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인회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인사회의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메릴랜드와 버지니아는 총연을 도와 연방 정부를 상대로 전체 50개주에 있는 미주한인 전체를 위해서 일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것은 지리적으로 수도 워싱턴 DC 지역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숙명적으로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한국문화 속에서 장남이 장남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장남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본다. 각 카운티별로 한인회가 만들어져서 자기 카운티 내에 있는 한인들의 권익을 위해서 일하고 그들이 연합해서 주정부를 상대로 권익옹호활동을 하고 카운티 한인회를 지원하는 주정부 단위의 연합회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하기 때문에 한인회 일을 끝낸 후에 연합체가 되었든, 총연합회가 되었든 헌신적으로 일하는 분들이 더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오랫동안 자기희생을 하면서 한인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분들에게 합당한 존경과 칭찬이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일부 사람들이 한인 전체를 위한 봉사보다는 자기 자신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해서 한인회나 한인연합회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것 때문에 전체 봉사자가 도매금으로 함께 욕을 먹는 것은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각 지역 한인회마다 좋은 봉사자들이 많이 나와서, 그들이 힘을 합쳐 일하면서, 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위해 국내외 동포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1년 동안 일 해온 것들을 나누면서, 서로 격려하면서 성취한 것들을 나누는 축제의 장으로서 ‘세계한인회장대회’가 매년 개최되기를 소망해본다. <계속>
허인욱
메릴랜드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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