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은 듣던 대로 많이 변하고 발전했다. 마음이 흐뭇하고 자랑스러웠다.
제주도 관광을 마치고 국제연화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으로 향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부산은 아름다웠다. 송도 해수욕장, 영도 다리, 죽순처럼 서 있는 아파트와 빌딩들, 홍수처럼 흘러가는 자동차들, 낙엽처럼 떠 있는 똑닥선들, 고래등처럼 검고 거대한 무역선 등등 부산의 모든 것이 마음을 흐믓하게 했다.
일행은 부산 명물인 자갈치 시장으로 향했다. 시장 골목은 깨끗하고 정돈이 잘 돼 있었다. 일행 중 한사람이 생선 좌판 앞에 있는 할머니에게 “이 생선 얼마입니까” 하고 물었다.
할머니는 대답 대신 아래 위를 한번 훑어보더니 “어데서 왔노” 하고 묻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왔는데요”라고 대답하니 할머니 안색이 변하면서 “미국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느그들이 미국에서 왔으마 나는 달나라 갔다 왔다. 사지도 않는 것들이 묻기는 왜 묻노”하면서 소리를 높였다. 일행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마도 물건도 사지 않으면서 물어 대는 관광객들에게 시달려 짜증이 났나보다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까지 분노의 감정을 쏟아 냈어야 하는 건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살기가 팍팍해지면 감정 또한 메마르지만 그래도 다른 이를 대할 때는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일행은 씁쓸한 마음을 안은 채 용두산 자락을 뒤로 하고 경주로 향했다.
박광국/ 워싱턴주 건대 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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