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보수세력과 극우를 아우르는 전통적 미국 보수세력의 몰락은 지난 2006년 총선에서 공화당 참패로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부시의 8년에 걸친 실패한 정책으로 국민들의 이글거리는 원성을 오바마는 심각하게 경청했다. 그리고 정확한 공약을 제시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냈고 희망을 안겨줬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에서 상하양원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의 보기 드문 약진이 나타났다. 보수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진보개혁시대의 새 시대를 여는 대사변이 일어났다. 더구나 미국 역사에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됐다는 것은 새로운 전진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 민주주의의 진면모를 세계에 과시하게 됐다.
오바마는 대내외정책 집행에서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선 휘청거리는 경제를 살려야 하고, 월 1천억 달러나 국민의 세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이라크전쟁을 종결해야 하고, 핵문제를 비롯한 국제분쟁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오바마의 승리는 흑백대결이나 민주, 공화당의 승부라는 차원을 넘어 미국의 이상, 양심, 가치를 추구할 것이다. 일방적이 아니라 다자적이고 정의로운 대내외정책을 추구할 것이란 점에서 미국과 지구촌으로부터 지지와 환영을 받고 있다.
오바마의 승리 뒤에는 보이지 않게, 남모르게 흘린 동포들의 땀방울이 아직도 흥건하게 고여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전례 없는 소수민족의 물심 지원과 육체적 공헌이야말로 뺄 수 없는 역사의 기록이다. 오바마 선거캠프와는 무관한 수많은 동포들의 자발적 단체와 조직들이 이번 선거에서 혼신의 정열을 다 쏟아 오바마 지지운동에 참여했다. 그 중에도 박문제 박사를 정점으로 전국적 조직체 KACPAC(Korean American for Change Political Action Committee)은 오바마 캠프를 놀라게 할 정도로 괄목할 선거운동을 폈다. 이 KACPAC은 워싱턴, 뉴욕, LA를 비롯한 미국 중요도시의 주요일간지에 오바마 지지 전면광고(국, 영문) 게제 뿐 아니라 다각도로 조직을 통한 선거운동을 펼쳤다.
오바마의 승리를 이끌어낸 우리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가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흔히들 돈만 좀 벌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고 한다. 물론 돈 많은 것도 미국의 꿈이다. 최고 지도자는 백인이나 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은 인간답게 살고,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살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려는 자포자기다. 우리도 할 수 있고, 우리가 못하면 우리의 후손이 할 수가 있다는 자신을 못 가질 이유가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미국을 빼놓고는 논의가 불가능하다. 그것은 한반도가 미국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고 미국의 직간접적 영향 하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의 지도자에 따라 대 한반도 정책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봤다. 클린턴 행정부가 ‘북미기본합의서’에 따라 북핵문제를 마무리단계에 올려놓았으나,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를 박살내고 북미 간에는 적대관계로 치달았다.
우리 동포들이 매케인의 대북강경책보다는 대화와 타협의 외교를 주장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만나겠다는 오바마를 열렬히 지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남들로부터 분단 민족이기에 당하는 멸시를 경험해본 동포라면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갈망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오바마의 대 한반도 구상은 ‘북핵해결-한반도 휴전 종결-평화협정-북미관계정상화’로 집권과 더불어 가장 먼저 착수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바마 주변에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핵문제에 관계했던 인사들이 많이 포진되고 있어 과감하게 북핵문제를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관계개선의 일환으로 평양과 워싱턴에 먼저 대표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북미 관계 개선에 서울 정부의 대북강경책이 걸림돌이 된다면 한미 간에 바람직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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