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이닝을 무안타로 막아내 4-3 승리를 지켜낸 SK의 구원투수 이승호가 마지막 아웃을 잡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

SK, 2년 연속 일본챔프 눌렀다

2008 아시아시리즈- 홈런 2방과 철벽 계투로 세이부에 4-3승

한국프로야구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일본시리즈 우승팀 세이부 라이온스를 누르고 다시 한 번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곧추 세웠다.

SK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2008 아시아시리즈 예선리그 1차전에서 박재홍의 솔로홈런과 이재원의 투런포 등 홈런 2방과 철벽 계투진을 앞세워 세이부를 4-3으로 꺾고 서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아시아 프로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이 일본팀을 이긴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번째. 지난해도 한국대표로 나선 SK는 예선 1차전에서 일본챔피언 주니치를 6-3으로 꺾은 바 있다.

SK는 이날 1회초 선발 김광현이 채 리듬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 세이부에 선취점을 내줬으나 2회말 박재홍이 솔로홈런을 터뜨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박재홍의 타구는 레프트 파울폴 바깥쪽으로 살짝 벗어났지만 오심으로 인해 홈런으로 인정되는 행운이 따라줬다. 기세가 오른 SK는 4회말 일거에 3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이진영이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이재원이 레프트 파울폴을 맞고 떨어지는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3-1로 앞서갔고 계속해서 박재홍의 포볼과 김강민의 안타로 만든 1사 1, 2루 찬스에서 박재상이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려 또 한 점을 보태며 세이부 선발 호야시 가즈유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하지만 세이부 역시 만만치 않았다. 5회초 2사 후 구리야마 다쿠미와 히라오 히로시가 연속 적시타를 뽑아내 SK 선발 김광현을 강판시키며 4-3으로 쫓아온 것. 하지만 SK는 곧바로 윤길현을 투입, 급한 불을 끈 뒤 6회 1사후 좌완 정우람이 나서 다음 두 타자를 파울플라이와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7회부터 또 다른 좌완투수 이승호가 나머지 3이닝을 무안타로 틀어막는 등 4⅓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환상 계투로 세이부를 잠재웠다. 이승호는 3이닝동안 포볼 2개만을 내줬을 뿐 삼진 4개를 곁들이며 안타없이 세이부 타선을 압도, 완벽하게 철문을 내리며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후 SK 김성근 감독은 국내에서 하던 것처럼 투수 교체를 해 승리를 거뒀다. 3번 타자 전문인 이재원이 잘해준 덕에 이길 수 있었다며 나무랄 데 없는 좋은 경기를 했다고 기뻐했다. 와타나베 히사노부 세이부 감독은 좋은 공을 던지는 한국의 불펜 투수를 공략하지 못해 패배했다면서 2회 잘못된 홈런 판정이 경기에 준 영향이 컸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