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씨 시집 ‘웨스턴 거리의 아침’펴내
비둘기들이 깃털을 털고 일어나는
이른 아침의 웨스턴 거리
터진 라면 봉지 찌그러진 코카콜라 깡통들
간밤의 숙취를 풀어 주느라 분주한 햇살
어제와 오늘이 쉽게 맞추어지지 않는 것은
지나간 갈피갈피 갈증으로 하나씩 깨어나
나른하게 펴보는 일상의 편린들을
쓰다듬으며 회억을 푼다
다시 시작해 보는 거야
조용히 작게 그냥 다시 시작하는 거야
나를 흔들며 시를 깨우는 거야
내일이면 다시 오는
웨스턴 거리의 아침처럼
<웨스턴 거리에서>
시인 이승희(사진)씨가 시집 ‘웨스턴 거리의 아침’(선우미디어)을 냈다.
“시는 나를 버티게 하는 사랑이며 기도”라고 고백하는 시인의 절제된 감성이 느껴지는 70편의 시가 5부로 나누어 실려 있다. 1. 출발 이전 안개비 내리다 2. 그리운 이별 3. 젖은 사랑 4. 가슴으로 남는 별 5. 여러 개의 사방무늬 등.
허형만 교수(목포대)는 ‘영혼을 울리는 신앙과 사랑의 시’라는 제목의 시평을 통해 “시집 ‘웨스턴 거리의 아침’은 이민일기, 어머니에 대한 사모곡과 가족사랑, 축복과 은혜로 충만한 신앙심,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삶에의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하고 “이승희 시인의 시세계는 모든 시적 대상 또는 사물을 내면세계로 빨아들임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열린 세계를 생체험하게 한다”고 평하고 있다.
이승희 시인은 “자비 출판한 것이 아니라 출판사의 원고 청탁으로 만들어진 책이라 더 뜻 깊고 감사하다”고 소개하고 “어려운 시기에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시집으로 읽혀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크리스찬문학’ 신인상, ‘한국시’로 등단한 이승희 시인은 미주크리스찬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6회 영랑문학상, 제4회 미주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집으로 ‘쓸쓸한 날의 자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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