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미국생활이 10년 가까이 되어온다.
그동안 어려운일도 많았고 웃지못할 씁쓸함도 있었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들의 얘기를 책으로 풀어 보고 싶은 생각은 갖고 있을것이다. 나역시 이다음에 기회가 되면 글을 한번 써 봐야지 하곤했다.
그러던중 어느분의 소개로 Writers Group 이라는 곳에 참석 하게 되었다.
그 모임에 리더하시는 분은 일본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다 한국으로 이주해 한국말이 서툴러서 학우들로 부터 심한 왕따를 당한 설움에 연세드신 지금에도 그것이 한이되어 우리나라 말을 보존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 모임을 시작했다고 한다.
여러가지 봉사도 하고 각종행사중 하나인 육아수기 공모는 자녀와의 애틋한 사랑을 글로 표현해 가장 절실한 관계속에 더욱 큰 의미로 다가선다. 올해로 7회째 육아수기가 이어진걸 보면 중단할 수 없는 뜨거운 모정이 베어 옴을 말해주는것 같다.
모임에 처음 참석 했을때 어느 작가의 시를 소개 하는데 그동안 잊고있었던 나는 소녀적 설레임으로 가슴이 뛰었다. 사춘기 시절에 시집을 손에 쥐고 나만의 공간이던 푸른 하늘에 하이얀 뭉게구름이 한눈에 보이고 아카시아 나무 향기가 그윽한 뒷동산 언덕에서 시인이 된냥 시에 빠져 한없이 묻혀 있던 생각이 난다.
첫사랑처럼 뭉게구름과 하늘거리는 나무들에게 또 나무사이로 파고드는 햇살들과 속삭이곤했던 그 추억은 이어른들과 함께 하는 지금에서야 새삼 다시 어릴적 소녀로 되돌아 간것같은 느낌이다.
그 중에 어느 분이 좋은 시라고 몇 편을 가지고 오셨다. 모임에 참가한. 대부분이 노인분들 이신데 수필과 시를 읽는 모습은 마치 내 어릴적 소녀의 마음처럼 한세대로 호흡함을 느꼈고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글 속에서는 자유롭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 수 있고 그 분들 마저 소녀들처럼 보이기까지한다. 오랜 삶의 경험을 통해 우러나는 이들의 가슴 가슴마다 사연 가득 담긴 마음풀이가 절실하다.
살기 바쁘고 각박한 시기 일수록 글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발견하는 모습들과 자신들의 인생 여정들을 글로 표현함은 또 한번의 넉넉한 삶의 멋을 느끼게 했다. 이날 내귀를 파고드는 식사기도 한구절이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남은 여생 보람있고 죽을 때는 잠자듯이 데려가세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담담히 받아 들이며 글을 남기는 그분들을 뵈면서 나도 인생을 준비하게 된다. 나는 늘 기회를 놓치곤 해서 남보다 한 발짝씩 느렸으나 이번엔 남보다 빨리 준비하게 된것같다.
반도 안 남은 내인생 후회되지 않도록 보람있게 살아야지. 삶의 조각조각 사연들을 수집해서 큰나무가 되어 지치고 힘든 신음들에게 도전을 주고 쉬어가는 그늘이 되어주고 싶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