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선씨의 작품 ‘잡초’(Weeds).
화가 이윤선 개인전… 3일부터 LA 아트코어 센터
이국에 와 뿌리내린
이민자들 모습 닮아
거칠지만 아름다운 잡초의 생명력을 작품에 담아내는 화가 이윤선의 개인전이 12월3일부터 31일까지 LA 아트코어 센터에서 열린다.
이윤선은 서로 엉키고 치대면서도 함께 뿌리내리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잡초의 질긴 생명력을 여러 겹의 콜라주와 페인팅 작업을 통해 인간들의 그것으로 표현하는 작가다.
“어떤 사람은 잡초를 싫어하고 뽑아버린다. 어떤 이는 자연의 일부로 감상하고, 혹자는 전혀 관심조차 갖지 않고 버려둔다. 그것이 인간사회의 모순과 생존의 법칙과 그대로 닮아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아무도 심지 않고, 아무도 돌보지 않지만, 무성하게 자라나 자신의 주변과 독특한 관계를 조성하는 잡초. 아무 데서나 자라면서 서로 어울리기도 하고 서로 상하게 하기도 하다가 시간이 가면서 결국 함께 어떤 성격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잡초의 근본적인 특성이, 많은 이유와 우연 끝에 외국에 와서 결국 뿌리내리고 살게 된 그녀 자신, 또한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아주 닮았다는 것이다.
과거 조개(shell)의 이미지에 페미니즘 적 메시지를 담았던 작가는 5년 전 와이오밍에서 잡초와 조우했다.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고 많은 시간을 홀로 보내던 시기였는데 와이오밍의 방대한 들판을 걸으면서 수많은 잡초의 생명력을 보게 됐다. 그녀의 작품에서 고독의 잔해와 함께 긍정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버려진 공간, 외로운 시간 속에서도 강인하게 살아내는 생명, 그 뿌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잡초’(Weeds)란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그녀가 잡초의 이미지에 천착하기 시작한 후 두 번째로 묶은 개인전이다. 전보다 훨씬 단단한 표면의 바탕으로 이미지가 옮겨가 잡초의 강하고 긍정적인 면이 조금 더 강조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잡초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담아두었다가 석판에 이미지를 옮겨 여러 종류의 얇은 한지에 찍어내고 그것을 캔버스나 나무 패널 위에 붙이면서 페인팅하는, 세밀하고 공들이는 작업으로 작품에 여러 겹의 깊이를 더한다.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대학원 판화과를 졸업한 이윤선씨는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과 미국에서 9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추계예대, 이화여대, 서울대학, 아이오와 대학, 샌타모니카 칼리지, 샌프란시스코 시티 칼리지 등 여러 대학에서 가르쳤다. 현재는 엘카미노 리얼 칼리지에서 강의하고 있다.
아티스트 리셉션은 7일 오후 3~5시. 갤러리 개관시간은 수~일요일 정오~오후 5시.
갤러리 주소 120 Judge John Aiso St. LA, 문의 (213)617-3274, www.laartcore.org, www.yunsunlee.com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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