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자의 비디오작품 ‘바늘여인’.
독창·충격적 설치작품 미 대형 뮤지엄 소개
서도호 전준호 등 12인 선정
작품 해설·비평집 출간도
LA카운티 뮤지엄 오브 아트(LACMA)에서 한국현대미술전이 열린다는 사실은 너무나 흥분되고 뜻 깊은 사건이다.
미국내 메이저 뮤지엄에서 한국현대미술전이 열리기는 처음으로, 1991년 워싱턴 국립여성미술관에서 ‘한국현대미술 10인의 여류전’을 개최한 적이 있고, 2003년 하와이대학과 컨템포러리 뮤지엄에서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 현대미술 국제교류전이 열린 적은 있으나 미 본토의 주요 도시 뮤지엄에서 한국현대미술전이 열린 적은 없다.
라크마에서도 아시아 국가의 현대미술전을 유치하기는 1991년 일본의 현대작가 10인전(A Primal Spirit: Ten Contemporary Japanese Sculptors)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현대미술, 30-40대 젊은 작가들이 펼쳐보이는 컨템포러리 아트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기발나고 독창적이며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번 전시회 참여작가로 선정된 아티스트들의 작품 몇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서도호의 ‘떨어진 별 1/5’(Fallen Star, 1/5)는 뉴욕의 4층 아파트 건물에 한옥이 날아와 부딪친, 실물의 5분의1 크기로 축소한 설치작품이다. 처음 유학 와 살던 뉴욕 아파트에 어릴 적 살았던 서울의 한옥을 충돌시킴으로써 단단한 아파트 건물과 가볍고 개방적인 한옥의 대비를 극사실적으로 재현했다.
서도호의 ‘떨어진 별 1/5’
전준호는 ‘남북한 군복을 입은 전투 인형들’(Statue of Brothers, 2008)을 통해 냉전 현실을 유머와 다양한 매체와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용산의 전쟁기념관에 세워져 있는 ‘형제의 상’을 모티브로 서로 끌어안으려는 포즈를 하고 있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제각기 4분의 3박자 왈츠의 선율에 맞춰 빙글빙글 돌고 있다.
전준호의 ‘남북한 군복을 입은 전투 인형들’.
임민욱은 ‘잘못된 질문’(Wrong Question, 2006)이란 3개 채널의 DVD 프로젝션에서 전쟁전후 세대 간의 갈등과 소통의 부재를 다루고 있고, 김수자는 ‘바늘 여인’이란 설치와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여성의 위상과 아이덴티티를 조명한다.
웹 아티스트 장영혜 중공업(Young-Hae Chang Heavy Industies)은 CEO 장영혜와 지식총괄책임자 CIO 마크 보주가 1999년 조직한 넷 아트 그룹으로, 소리와 텍스트를 이용한 작품으로 인터넷 매체를 통해 활동한다. 간결하게 제작되는 타이포그래피와 리듬감 있는 음악, 그와 함께 전달되는 문학적 진술이 특이한 작품들로 단어, 문장들이 음악과 함께 모니터에 흘러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텍스트의 운동감과 재즈/보사노바 스코어의 리듬감이 어우러지면서 정치적 슬로건과 편집증적 몽상의 내러티브가 펼쳐진다.
우리는 이 모든 특별한 작업들을 내년 여름 라크마에서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현대미술은 그냥 보아서는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그 때까지 우리는 충분히 공부하고 준비하며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준비 없는 감상은 아무 것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라크마는 내년 전시에 맞춰 이를 기록한 캐털로그(‘Your Bright Future’)를 예일대학 출판사에서 출판한다. 여기에는 전시 작품들의 사진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의 비평 및 작가들과의 인터뷰, 1945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사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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