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밝은 미래: 12인의 한국현대미술전’을 기획한 라크마 큐레이터 린 젤레반스키(사진)와 지난 1일 인터뷰를 가졌다.
LACMA 내년‘한국현대미술전’
전시 기획한 큐레이터 린 젤레반스키
-이 전시를 어떻게 휴스턴 뮤지엄과 공동기획하게 됐나
▲처음 한국 현대미술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이 휴스턴 뮤지엄의 피터 마르지오 관장이었다. 그가 2004년에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전시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라크마에 문의했다. 그 이후 휴스턴 뮤지엄의 큐레이터인 크리스틴 스타크만과 내가 한국의 큐레이터(김선정)를 찾아 함께 일해왔으며, 라크마 한국관의 김현정도 컨설팅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12인의 작가들은 어떻게 선정했나
▲지난 4년동안 4-5회 한국을 방문했고 아주 많은 아티스트들을 만났으며 선정된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수없이 방문했다. 전시작가로 선정되지는 않았으나 좋은 아티스트들이 많았다. 이들은 해외 쇼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우리와의 만남에서 언어소통이 잘 안 됐거나 혹은 몇 가지 여건이 맞지 않아서 안타깝게도 선정되지 못했다.
-한국의 서양미술역사는 이제 겨우 100년 안팎이라, 최근까지 대부분의 작가들은 서양미술을 모방하는 수준이었지 자신만의 철학이나 이론이 정립되지 않은 작업을 했다. 큐레이터들은 한국작가들에게서 어떤 스토리를 찾아냈나
▲한국은 지난 한 세기 동안 격변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에는 재능있는 젊은 작가들이 국제 아트 월드에서 아주 활발하고 중요한 부분으로 등장했다. 그들은 해외여행도 많이 하고 해외에서 살기도 하면서 다양한 국제전과 비엔날레를 통해 한국 문화의 독창성을 잃지 않으면서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좋은 작업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 선정된 작가들 중에도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모두 한국의 뿌리가 깊은 아티스트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인스톨레이션, 비디오 아트, 컴퓨터 애니메이션, 조각, 퍼포먼스 등 설치 작품들이 많이 선정됐는데 한국의 컨템포 아티스트들이 설치작업을 많이 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세계적인 추세가 그런가
▲회화보다 설치에 주력하는 것은 요즘 젊은 작가들의 트렌드라고 본다. 그들은 TV와 비디오, 컴퓨터와 함께 자라난 때문인지 그런 매체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특별히 움직이는 이미지에 집착한다.
-전시회 제목이 ‘당신의 밝은 미래’다. 한국현대미술의 미래가 밝다는 뜻인가
▲그 제목은 4년 전 뉴욕서 타계한 작가 박이소의 작품 제목을 빌려온 것이다. 말 뜻 그대로 한국미술의 미래는 매우 밝다. 그런데 그는 그 제목을 북한의 선전구호에서 따온 것이라고 들었다.
-이번 전시와 한국미술에 대한 라크마의 기대는 어떤가
▲서울은 너무나 역동적이고 에너제틱한 도시여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또한 예술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도 언급하고 싶다. 오히려 요즘 국제화단에서 급부상하는 중국보다 더 수준이 높다고 본다. 라크마의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현대미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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