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카터(가운데)가 생일 케익 앞에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왼쪽은 지휘자 제임스 레빈, 오른쪽은 피아니스트 대니얼 바렌보임.
미 작곡계의 거장 엘리엇 카터의 100회 생일을 축하는 기념 콘서트가 11일 맨해턴 카네기홀에서 열렸다.
콘서트에서 연주된 그의 작품은 1930년대 파리 유학시절의 것도, 1950년대 뉴욕에서 아방가르드 활동을 했을 때의 곡도, 1960년대 퓰리처상을 수상했을 당시나 1980년대의 체임버나 콘체르토도 아니었다. 다름 아닌 지난해 그가 작곡했던 `인터벤션스’라는 17분짜리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피아니스트 대니얼 바렌보임과 제임스 레빈이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연주가 끝나자 카터는 객석에서 일어나 레빈의 도움을 받아 무대에 올라섰고, 피아노 건반과 뮤지컬 노트 모양이 장식된 케익 앞에 서자 오케스트라는 `생일축하’곡을 연주했으며, 관객들은 모두 따라 불렀다.
1960년대 작곡가 윤이상씨가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수감됐을 당시 구명운동을 펴기도 했던 미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작곡가인 그는 90세가 넘어서면서 더욱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만 90세였던 1999년에 첫 오페라를 내 호평을 받았고, 2007년엔 10곡을, 지난해에 6곡을 더 작곡하는 등 지난 10년간 무려 40곡을 쏟아내는 정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1945년부터 거주하고 있는 로어 맨해턴에 위치한 그리니치빌리지의 한 아파트에서 가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작품들은 내가 쓰고자 하는 것들을 찾아 헤맨 경향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 나는 그것을 찾았고, 뭔가를 찾아내기 위해 허비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신문은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젊었을 때 생을 마감한 위대한 작곡가를 치켜세우는 경향이 있어왔지만, 엘리엇 카터는 그런 관행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고 썼다.
<연합>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