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 그랜드 애비뉴 전경.
재정난 심화에 합병설·관장 해임설 등 무성
미서부지역 최대의 현대미술관으로 많은 미술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모카(Museum of Contem-porary Art)가 개관 30년만에 최대의 재정위기를 맞아 그 미래가 불투명하다.
모카 재단이사회에서는 LA카운티 뮤지엄(LACMA)에 합병될 것이란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으며, 제러미 스트릭(Jeremy Strick) 관장의 해임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스트릭 관장은 최근 리틀 도쿄의 일미박물관 옆에 위치한 게픈(Geffen) 모카 전시관을 경비절감 차원에서 6개월간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모카의 재정위기를 한달 전부터 수차례에 걸쳐 심층보도해 온 LA타임스는 14일자 신문에서 이 문제를 1면 머리기사로 올리고, 모카의 재정난은 미리 예고된 것으로 수년간 많은 이사들의 경고를 무시한 스트릭 관장의 방만한 경영이 오늘의 위기를 자초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LA카운티와 연계돼 있는 뮤지엄 라크마와는 달리 모카는 정부 지원이 거의 없으며 2,000만달러가 넘는 연 예산의 80%를 기부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새 부서 확장과 프로그램 증설을 통해 직원이 150명에서 200명으로 늘었고, 2000년 이후 1년에 100만달러씩 예산을 초과 집행해 자원이 완전히 고갈됐다는 것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모카가 살아나기 위해선 3,000만달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모카의 초대 이사장이었던 억만장자 일라이 브로드(Eli Broad)는 모카가 자체적으로 1,500만달러를 조달할 경우 자신이 3,000만달러를 내놓겠다는 옵션을 제공했다. 이외에 또 다른 복안으로 라크마와의 합병이 거론되고 있고, 아트 컬렉션 중 일부를 판매하는 것도 고려되고 있으나 아직 어떤 구제안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된 이후 모카를 살리기 위한 단체 ‘모카 모빌라이제이션’(MOCA Mobilization)이 결성돼 페이스북과 웹사이트를 통해 비아라이고사 시장에게 편지 보내기 캠페인과 모금운동을 시작했으며, 얼마 전에는 작가들 및 미술관계자 등을 포함한 450여명이 게픈 전시장 앞에 모여 모카 지원을 위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LA 다운타운의 그랜드 애비뉴와 리틀 도쿄, 웨스트LA의 퍼시픽 디자인 센터 등 3개 전시장을 갖고 있는 모카는 연간 25만명 이상 방문하는 주요 미술관으로 79년 개관한 이래 파격적이고 신선한 컨템포러리 아트 전시회를 많이 유치해 미술애호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현대뮤지엄 중 하나로 손꼽혀 왔다.
6,000점이 넘는 컬렉션 중에는 잭슨 폴락, 로버트 라우센버그, 마크 로스코 등 대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고 최근에 유치한 성공적인 전시회로는 루이스 부르조아 회고전을 비롯, 캘리포니아 컨셉튜얼리즘, 왝!: 페미니즘 레볼루션, 무라카미 특별전 등이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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