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코 데 주르바란의 정물화 ‘레몬, 오렌지, 장미가 있는 정물’

‘레몬, 오렌지, 장미가 있는 정물’의 복원 작업 중인 미술품 보수전문가 마크 레너드.

노턴 사이먼 뮤지엄의 주요 소장품 중 하나인 프란시스코 데 주르바란의 정물화 ‘레몬, 오렌지, 장미가 있는 정물’(Still Life With Lemons, Oranges and a Rose, 1633년)이 말끔히 세수한 모습으로 다시 전시장에 등장했다.

375년 된 이 스페인 정물은 세월의 흔적이 더께를 앉아 본래의 아름다움이 퇴색됐었는데 폴 게티 뮤지엄의 미술품 보수전문가 마크 레너드의 집중적인 보수로 생생한 색깔을 되찾았다. 이 작품은 내년 1월 말까지 패사디나에서 전시된 후 다른 4점의 사이먼 소장미술품과 함께 뉴욕의 프릭 컬렉션으로 대여돼 2월10일부터 5월10일까지 전시를 갖는다.

수주에 걸쳐 보수작업을 완성한 마크 레너드는 “작품이 오랜 세월 지나오는 동안 여러 층의 광택제를 덧입는 바람에 원래의 색을 잃었다”고 말하고 “오래된 유약을 벗겨내고 떨어져나간 부분을 리터치하는 등 아주 세밀한 청소와 보수작업을 통해 질식상태에 있었던 작품을 원상태로 복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복구작업을 통해 “누군가 레몬과 오렌지의 색깔을 더 진하게 칠한 것을 발견했다”며 “아마 계속 유약을 칠해온 결과 색이 흐릿해진 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칠한 것 같은데 이를 다 벗겨내고 나니 오히려 형태와 색채가 훨씬 선명해졌고 레몬과 오렌지 껍질의 거친 텍스처까지 표현된 것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노턴 사이먼 뮤지엄을 설립한 미술품 컬렉터 노턴 사이먼은 이 작품을 1972년 이탈리아의 컬렉터이며 딜러인 알레산드로 콘티니 보나코시의 상속자에게서 275만달러를 주고 매입했다.

사이먼 뮤지엄의 치프 큐레이터 캐롤 토그네리는 기록상 이 작품은 적어도 100년 동안 한 번도 청소나 보수된 적이 없으며 사이먼 뮤지엄에는 보수전문가가 없어 게티에 보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