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콜드 블러드’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트루먼 카포티(Truman Capote, 1924-1984)의 단편집이 번역 출간됐다. 박현주 옮김. 505쪽.
‘차가운 벽’(시공사 펴냄)에는 영화 ‘카포티’의 주인공이기도 한 작가가 열아홉 살이던 1943년부터 말년인 1982년까지 인생 전체에 걸쳐 발표한 20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다.
다양한 창작시기만큼이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수록작들에서 결코 평범하거나 순탄치 않았던 카포티의 삶을 엿볼 수 있다.
1950년작 ‘다이아몬드 기타’는 동성애자였던 작가의 내밀한 고백처럼 읽히기도 한다. 외딴 교도소를 배경으로 존경 받는 늙은 죄수와 18세의 신참 죄수의 교감을 절제된 언어로 그려냈다.
가장 잘 알려진 단편이기도 한 1956년작 ‘크리스마스의 추억’은 이 계절에 읽으면 딱 좋은 따뜻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다. 화자는 일곱 살 소년이던 20년 전 그의 ‘친구’였던 예순 살 여인과 함께 11월 무렵이면 친구들을 위해 과일 케익을 굽던 추억을 들려준다. 세월이 흘러 소년이 어른이 돼 가는 동안에도 혼자 남아 과일 케익을 굽던 친구의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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