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이익을 추구하는 동물이다. 그러나 이익에 대한 욕망보다 강한 것이 있다. 평등에 대한 집착이다. 이를 보여주는 실험이 있다. A와 B 두 그룹이 있다. A 그룹에게 10달러를 준다. 단 B 그룹에게도 똑같이 10달러를 준다는 조건이다. 물론 받는다. 이번에는 A 그룹에게 10달러를 주면서 B 그룹에는 20달러를 주는 조건을 단다. 그래도 대부분 A 그룹 사람은 받는다.
그러나 B 그룹에게 주는 돈이 50달러를 넘어가면 많은 A 그룹 사람들은 돈 받기를 포기하며 100달러에 이르면 돈을 타 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진다. 단돈 10달러라도 받는 것이 유리한데도 남이 공으로 자기보다 많은 돈을 가져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능력에 따라 소득이 차이가 나는 것을 허용하는 사회다. 그러면서도 부의 불평등이 항상 문제가 된다. 인간의 마음속에 뿌리깊이 박힌 평등 의식 때문이다. 장기간 호황이 계속되면 부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된다. 경제가 연 5% 성장해 개인 당 국민 소득이 5% 오르면 연 100만 달러를 버는 사람은 5만 달러를 더 벌지만 10만 달러를 버는 사람은 5,000달러밖에 더 벌지 못한다. 빈부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1982년부터 2007년까지 짧은 두 차례의 불황을 빼고 계속된 오랜 호황 덕에 미국내 부의 편재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심화됐다. 이와 함께 이를 시정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동안의 불황으로 이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호황이 빈부 격차를 늘이는 것과 같이 불황은 이를 줄인다. 작년 재산상 가장 큰 손해를 본 사람들은 억만장자들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미국 25명의 부호가 날린 돈은 1,67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1위는 라스베가스 샌즈 소유주인 셸든 아델슨이다.
카지노 주식 폭락으로 240억 달러를 잃었다. 2위는 전설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으로 165억 달러를 날렸고 3위는 오랫동안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켜왔던 빌 게이츠로 12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공동 4위는 포드 등에 투자했다 총 119억 달러를 들어먹은 커크 커코리언과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다.
이들은 엄청난 손실에도 불구, 아직 먹고 살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한 때 거금을 줬다 이를 날린 허망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는 것이 관계자들 이야기다. 작년 세계 부호 94위, 독일 부호 5위에 랭크됐던 아돌프 메르켈(74)은 5일 투자 손실에 대한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열차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시멘트 회사 등 직원 10만 명을 거느린 재벌 총수였던 그는 폴크스바겐 등에 투자했다 수억 유로를 날린 후 충격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메이도프에 투자했다 14억 달러를 잃은 프랑스 투자 매니저가 뉴욕에서 자살한 일도 있다.
불황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빈부간의 격차는 줄어든다.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들의 손실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계층간 소득 차가 가장 적었던 것은 대공황 때였다. 수십 년 간 불황만 계속된 공산주의 사회에 빈부 차이가 없는 것도 같은 원리다. 경제 성장과 빈부격차는 불가분의 관계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