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는 생동감이 넘치고 흥미진진하다. 심심찮게 감동적인 장면도 나온다. 그래서 주책없이 눈물이 고인다. 모든 것이 연기일 뿐이라며 자제해도 어느새 눈물은 눈시울을 적시어버린다.
‘대동강 물은 언제나 마르랴, 해마다 이별의 눈물 푸른 물결에 더하는 것을’ 정지상의 ‘송인’은 우리 민족은 눈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고 한 소월의 시도 알고 보면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삼키는 역설적 표현이다.
눈물은 98.5%의 물과 약간의 소금 그리고 포도당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특히 화가 나서 흘린 눈물은 수분이 적고 염화나트륨이 많아서 더 짜다는 것이다.
그런데 눈물은 카테콜아민이라는 호르몬을 밖으로 내보내 긴장을 풀어준다. 또한, 웃음처럼 항체 생성을 증가시킨다. 울고 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나 코르티솔이 줄어든다.
오래전 영국의 왕세자비 다이애나의 장례식 때 많은 영국 사람이 울었다. 따라서 우울증과 상실감으로 심리상담소를 찾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오히려 환자가 평소보다 절반이 줄어든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눈물이 주는 면역력과 카타르시스 효과 때문이었다. 울보를 만드는 한국 드라마는 이러한 다이애나 신드롬에 빠지게 한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 많은 사람을 울리고 아프게 한다. 그러나 눈물은 기회를 만든다. 분노의 눈물을 주먹으로 닦으며 뛰쳐나간 티토는 혁명의 깃발을 날리는 지도자가 되었고 회한과 고백의 눈물로 참회록을 쓴 어거스틴은 위대한 성자가 되었다. 그리고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애통의 눈물을 흘린 테레사 수녀는 사랑의 어머니가 되었다.
눈물이 진주가 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선택과 결단에 달렸다.
고영주
토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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