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미술관에 소장된 18세기 조선불화 시왕도 중 제3송제대왕도.
모양이 특이한 신라시대 이형대부등잔형토기.
불화·청자 등 담은 도록
국립문화연구소서 발간
한국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 한국문화재’라는 도록을 겸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1984년부터 해외 소장 한국문화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소가 필라델피아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문화재 중 259점을 선별해 개별 작품별 현황을 수록한 이 보고서에는 토기류 31점과 기와류 27점, 불화 6점, 서화작품 24점, 청자 66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특이하고 눈에 띄는 문화재는 3단으로 제작한 신라 토기. 2005년 발견된 이 토기는 신라고고학을 전공한 이은석 문화재청 학예연구관조차 보도 듣도 못한 이상한 토기로, 전체 높이 26.8㎝에 이르며 대각(받침대) 위에 도르래 모양과 원추형 받침을 3단으로 만든 뒤 그 위에 잔을 붙여 제작했다.
제작기법이나 태토 등으로 보아 6세기 무렵 신라제품임이 분명한 이 토기는 받침대를 제외하면 3단으로 이어 붙여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만들었으며, 마치 막대형 고무풍선에 바람을 넣고 중간 중간을 잘록하게 조인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한국 고고학계에서는 처음 출현해 무엇에 쓰는 줄 모르는 물건에 ‘이상한 모양’이라는 뜻의 ‘이형’이란 수식어를 붙이는데 이 토기 또한 그 기능을 일단은 등잔으로 추정해 ‘이형대부등잔형토기’(異形臺附燈盞形土器)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입수 경로를 추적한 결과 리처드 샘슨이란 사람이 1970년 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에는 12세기 고려청자의 최전성기 작품으로 평가되는 청자양각연지수금문매병과 18세기 조선불화인 시왕도 중 제3송제대왕도도 들어 있다.
한편 이번 조사 보고서는 종래 해외문화재 보고서와는 달리 미국 측과 협의해 직접 촬영한 도판은 저작권을 한국이 갖도록 했으며, 아울러 일반 판매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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