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사랑하는 사람들 하고 교류·친목 다지고 싶었어요”
꽤 유명한 감독이나 배우를 많은 돈을 들여 초청하거나, 월드 프리미어 작품을 섭외하거나, 든든한 스폰서를 만나 상금을 내걸고 경쟁 프로그램을 내걸거나 하는 경우만 아니라면 영화제를 하나 개최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거꾸로 말하면 남의 이목을 끌만한 그럴듯한 영화제를 하나 만든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조그만 규모의 국제 영화제라도 몇 명의 프로그래머가 거의 1년 내내 준비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아주 작은 영화제라도 사실 잔손이 가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작품을 선정하고 감독들을 초대하고 후원자를 구하고 장소와 일정을 일일이 챙겨나가야 한다.
뉴욕대학교 영화과 대학원 4학년으로 졸업 작품 준비에 바쁜 김대훈씨가 굳이 올해로 3회를 맞는 뉴욕 코리안 아메리칸 필름 페스티벌(KAFFNY)를 개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씨는 “ 영화를 사랑하는 한인 영화인들끼리의 교류와 친목이 언제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대답했다.
4살 때 이민 온 김씨는 대학교때까지 경제학과 로스쿨이라는 가장 ‘전형적인 1.5세 전공’을 거쳤다가 영화의 길로 뛰어들었다. 의사인 아버지의 반대를 받기도 했던 김씨는 자신처럼 영화감독을 꿈꾸는 다른 한인 동포들, 그리고 한국의 동료 감독들이 어떻게 작품을 만드는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2007년 뉴욕 관객들에게 젊은 한인 감독들의 패기에 찬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상영하는 행사를 기획했고 결과는 현재까지 만족스러웠다. 관객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참여 작품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 영화제에서 프로모션 상영을 했던 ‘플래닛 비보이’가 랜드마크 선샤인 극장에서 장기 상영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작품 자체가 우수하기도 했지만 KAFFNY가 이 작품의 홍보에 큰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이 있죠.” 올해도 참가 감독인 진 리 감독의 새로운 장편 데뷔작과 송혜교가 출연해 화제가 됐던 손수범 감독의 ‘메이크 유어셀프 앳 홈(원제: 패티쉬)’이 이 영화제를 통해 홍보 상영회를 갖는다.
김대훈 감독은 지난해 첫번째 단편 영화 ‘두 번 스트라이크’(it strikes twice)로 부산국제영화제와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참가했다. 제3회 KAFFNY는 28일 오후 5시부터 맨하탄 뉴욕타임스 빌딩에서 한국일보 특별후원으로 열린다. 뉴욕타임스빌딩 41 St (7 Ave & 8 Ave). 티켓 및 프로그램 안내 www. kaffny.com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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