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 추신수 ‘꽝’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겐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 방이었다.
한국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한국 야구대표팀에서 유일한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인 추신수가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에서 통렬한 홈런 한방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준결승부터 수비 출장이 가능해진 추신수는 이날 6번타자 겸 우익수로 기용돼 한국이 2-0으로 앞선 1회초 1사 2,3루에서 첫 타석에 나섰다.
상대 투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카를로스 실바.
초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낸 뒤 2구째 가운데 높은 직구가 들어오자 추신수의 방망이는 번개처럼 돌았고 맞는 순간 공은 다저스타디움의 가장 깊숙한 센터쪽을 향해 빨랫줄처럼 뻗어갔다.
그동안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던 추신수가 준결승에서 천금같은 3점홈런을 쏘아올려 한국은 단숨에 5-0으로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7년 경력의 실바는 193㎝의 장신에 싱커와 슬라이더를 잘던지는 투수로 알려졌지만 전날 추신수는 팀 동료에게 우리 타자들이 못칠 정도의 공은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실바를 상대로 정작 한 방이 필요한 선수는 추신수였다.
추신수는 대회 개막전만 해도 팀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지만 갑자기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뒤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해 10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었다.
소속팀 클리블랜드에서는 선수 보호를 위해 팀 복귀까지 요구하는 등 대표팀에 적지않은 논란이 이어졌다.
타석에서는 제 역할도 못하면서 뛰니, 못뛰니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만 일으켰으니 선수 본인의 마음 고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을 앞두고 클리블랜드의 양해로 외야수비도 가능했지만 추신수는 내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며 동료들의 기량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믿음의 야구’를 추구하는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계속 부진했던 추신수를 처음 우익수 겸 6번타자로 기용했고 추신수는 김감독의 믿음에 100% 부응하며 결정적인 한 방으로 한국이 초반부터 승기를 잡게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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