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매스터스 - 캠벨 (-7) 단독 선두
‘Crouching Tiger’- 타이거 우즈가 11번 그린에서 버디펏이 빗나가자 쭈그리고 앉으며 아쉬워하고 있다.
단독선두로 나선 채드 캠벨이 18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언더파 쏟아진 날 우즈 20위
한국선수들은 일제히 부진
매스터스에서 언제 이런 날이 또 있었던가.
따뜻하고 화창한데다 바람조차 거의 불지 않아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던 봄날. 소프트한 그린은 푹신함이 느껴질 정도였고 많은 홀의 핀들은 그린에서 가장 공략이 쉬운 지점에 꽂혀있었다. 한마디로 그린재킷을 꿈꾸는 선수라면 가능한 많은 타수를 벌어놓아야만 하는 날이었다. 다음 3일동안 이처럼 좋은 스코어를 올릴 수 있는 날이 또 오리라곤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예상 밖의 호조건을 십분 활용, 버디쇼를 펼치며 그린재킷의 꿈에 가슴이 벅차오른 반면 한인선수 4명을 포함한 상당수 선수들은 절호의 기회를 놓친 아쉬움에 가슴을 쳐야 했다.
9일 조지아 어거스타의 어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 7,435야드)에서 막을 올린 2009 매스터스 토너먼트 첫날 1라운드 경기에서 채드 캠벨은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단독선두로 나서 생애 첫 그린재킷의 꿈을 부풀렸다. 캠벨은 이날 1번부터 5번까지 5연속 홀에서 버디를 잡는 신들린 스타트로 매스터스 사상 베스트 스타트 기록을 세운 뒤 12번부터 15번까지 또 4연속 줄버디를 뿜어내 한때 9언더파까지 내려가며 남은 3홀에서 1타만 더 줄이면 매스터스 라운드 최저타기록(63타)을 깰 찬스까지 잡았다. 하지만 캠벨은 대기록이 눈앞에 다가오자 몸이 굳었는지 마지막 17, 18번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오히려 2타를 잃어 첫날 단독선두로 나선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그는 “오늘 내 플레이에 전적으로 만족하지만 (보기-보기) 피니시에는 조금 화가 난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이날 어거스타 내셔널에서 기대이상의 스코어를 적어낸 선수는 캠벨 외에도 많았다. 버디만 6개를 골라낸 짐 퓨릭과 버디 9개, 보기와 더블보기 각 1개씩을 기록한 헌터 메이헌이 나란히 6언더파 66타로 공동 2위를 달리며 캠블을 1타차로 바짝 쫓았고 일본의 신고 카타야마와 노장 래리 마이즈가 5언더파 67타로 공동 4위그룹을 이뤘다. 이들에 또 1타 뒤진 공동 6위그룹(4언더파 68타)에는 팀 클락, 안헬 카브레라, 숀 오헤어, 애런 배들리, 마이크 위어 등 8명이 자리를 잡았고 이들에 1타 뒤진 공동 14위 그룹(3언더파 69타)에도 3연속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는 파드렉 해링턴 등 6명이 포진했다. 이날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만 19명에 달했다.
반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이처럼 전반적인 호조건에도 불구,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 대회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리는 우즈는 전반 보기 1개와 버디 1개를 맞바꿔 이븐파로 마친 뒤 후반들어 13, 14, 15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아 선두권으로 진입하는 듯 했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2언더파 70타에 그치며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20위에 머물렀다. 아직은 충분히 선두경쟁권에 있지만 그로서는 사실 만족하기 어려운 점수다. 2002년이후 처음으로 매스터스에 나선 노장 그렉 노만도 우즈와 같은 70타를 쳤다.
한편 통산 3번째 그린재킷과 우즈의 넘버 1 자리를 노리는 왼손잡이 필 미켈슨은 그보다도 안좋았다. 드라이버가 난조를 보이며 1오버파 73타에 그쳐 서지오 가르시아 등과 함께 공동 51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 컷을 통과하려면 공동 44위내, 그리고 선두에 10타차 이내에 들어야 하니 컷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위치다. 또 한인선수 4명도 모두 오버파의 부진을 보이며 하위권으로 밀려 하나같이 컷 통과가 발등의 불이 됐다. 양용은이 막판 4연속 줄버디에 힘입어 1오버파 73타로 공동 51위에 오른 것이 그나마 최고성적이었고 US아마추어 챔피언 대니 리(18)는 2오버파 74타로 공동 70위, 앤소니 김(3오버파 75타)이 공동 75위, 최경주(4오버파 76타)가 공동 84위로 밀리는 등 전반적으로 성적이 저조했다. 무엇보다도 여러 면에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는 조건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던 하루였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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