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니 김이 파5 15번홀에서 이글펏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버디를 잡아 이날 두 번째 4연속 줄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매스터스 2R, 무려 11버디로 신기록
캠벨·페리 공동선두 속 5타차 추격
생애 처음으로 ‘명인열전’ 매스터스 무대에 나선 앤소니 김(23)이 매스터스 역사를 다시 썼다. 전날 잠잠했던 바람이 돌아오며 훨씬 어려워진 경기조건에도 불구, 무려 11개의 버디를 쓸어 담는 신들린 ‘버디쇼’를 펼쳐 73회째를 맞은 매스터스 사상 한 라운드 최다 버디 신기록을 수립했다.
10일 조지아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 7,435야드)에서 벌어진 2009 매스터스 토너먼트 2라운드 경기에서 앤소니 김은 버디를 11개나 뽑아내 지난 1986년 닉 프라이스가 3라운드에서 대회 최저타기록(63타)을 만들며 수립한 종전 최다버디기록(10개)을 1개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웠다. 버디 11개에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곁들인 앤소니 김은 7언더파 65타로 이날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적어내 전날(3오버파 75타)로 출발, 컷 통과를 걱정하던 처지에서 합계 4언더파 140타로 공동 6위로 점프, 선두에 5타차로 추격하며 우승을 노리는 위치로 솟구쳐 올랐다.
한편 전날 65타를 치며 단독선두로 출발했던 채드 캠벨은 이날 2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이날 버디만 5개를 잡은 베테랑 케니 페리와 동률선두가 됐다. 이틀연속 68타를 친 안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가 이들에 1타 뒤진 8언더파 136타로 단독 3위를 달렸고 토드 해밀턴(138타)과 팀 클락(남아공, 139타)이 4, 5위로 뒤를 이었으며 앤소니 김과 서지오 가르시아, 짐 퓨릭 등 5명이 140타로 공동 6위 그룹을 형성했다.
17세의 료 이시카와(일본), 19세 로리 맥킬로이(노던 아일랜드)와 함께 조를 이룬 앤소니 김은 ‘황제’의 자리를 꿈꾸는 이들에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보여줬다. 1번홀(파4)에서 티샷을 오른쪽 벙커에 빠뜨렸으나 9번아이언으로 친 세컨샷을 홀컵 15피트 옆에 떨군 뒤 버디펏을 집어넣어 기분좋게 출발한 앤소니 김은 3번홀(파4)에서 어프로치샷을 핀 2피트 옆에 붙여 2번째 버디를 수확했다. 다음 파3(240야드) 4번홀에서 스리퍼팅으로 1타를 잃은 앤소니 김은 바로 다음 홀부터 4연속 줄버디를 낚아 올려 본격적으로 신들린 버디쇼를 시작했다. 5번홀에서 20피트 버디펏을 잡아낸 앤소니 김은 이어 다음 세 홀에서 각각 15피트와 3피트, 10피트 버디펏을 홀컵에 떨궈 버디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쾌속질주는 다음 두 홀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9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이 그린을 넘어가 보기를 범한 뒤 10번홀에선 볼이 벙커턱에 걸리며 더블보기를 범해 두 홀에서 3타를 잃고 다시 컷 통과를 염려해야 하는 처지(+1)로 떨어졌다. 하지만 앤소니 김은 이 고비에서 이날 아침 신문에서 읽은 LA 에인절스 닉 에이든하트의 사망소식 기사를 떠올리며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 잡았다. “11번 티박스에서 아침에 읽은 22세 야구선수가 사망한 기사를 생각하며 내 자신에게 말했다. ‘어떤 스코어를 치든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기억하자. 매스터스에 오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으니 보기나 스리퍼팅 등에 불평하는 마음을 갖기 보다는 지금 여기에 있는 순간을 즐기자’라고.‘
마음을 비우는 순간 잠깐 그를 떠났던 ‘매직터치’가 돌아왔다. 공포의 아멘코너의 축인 파3 12번홀부터 시작, 15번까지 4홀 연속으로 버디를 잡아 반환점을 돌며 잃었던 타수를 완전히 만회했다. 이어 다음 두 홀에서 파를 잡은 앤소니 김은 험난한 18번홀에서 신기록을 세우는 마무리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좋게 라운드를 마쳤다.
한편 ‘황제’ 타이거 우즈는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제자리걸음을 해 합계 2언더파 142타로 공동 19위에 머물렀고 라이벌 필 미켈슨은 마지막 7개홀에서 5타를 줄이는 스퍼트로 합계 3언더파 141타를 기록, 공동 11위로 올라서 주말 역전우승을 노리게 됐다. 반면 양용은(147타), 최경주(148타), 대니 리(155타)는 모두 컷오프선(1오버파 145타)에 걸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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