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승자 트레버 임멜만이 올해 우승자 앙헬 카브레라에 그랜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연합>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가 2007년 PGA투어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우승했을 때 가장 기뻐한 사람은 대선배 로베르토 데 빈센조(86)였다. 카브레라가 12일 끝난 ‘명인열전’ 매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고향에서 그를 가장 기쁘게 맞이할 사람도 바로 빈센조일 것이다.
하지만 US오픈 우승컵과는 달리 후배 카브레라가 입은 그린 재킷은 빈센조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빈센조는 41년 전인 1968년 매스터스 대회 때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밥 골비(미국)와 우승을 다퉜던 빈센조는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동타를 이뤄 당연히 연장 승부를 벌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빈센조는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도 경기가 끝난 뒤 동반 플레이어 타미 아론(미국)이 스코어카드에 ‘3’이 아닌 ‘4’를 적어 넣은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 타수를 실제 타수보다 낮게 적어 넣으면 실격이지만 높게 적어 넣으면 그 스코어가 그대로 인정되는 것이 골프규칙.빈센조는 ‘아차’하고 땅을 쳤지만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연장전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골비가 그린재킷을 입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빈센조는 1967년 브리티시오픈을 포함해 PGA투어에서 6승을 올린 아르헨티나의 골프영웅이었지만 매스터스 그린재킷과는 인연이 없다.빈센조는 2년 전 US오픈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카브레라에게 그린재킷 사진을 보여 준 것도 마음속에 담아둔 한을 풀어달라는 뜻이었다.
15살 때 캐디로 일하며 골프와 인연을 맺은 카브레라가 US오픈 우승으로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선 뒤 매스터스에서 대선배의 한을 풀어 줬기에 더욱 뜻 깊은 우승이었다.카브레라는 “2년 전 빈센조가 그린재킷을 가져오라고 했고 나는 마침내 해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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