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을 흠뻑 맞고있는 코스모스가 형형색색 아름드리 펼쳐져 있는 길가를 지날때 마다 나는 늘 코스모스로 부터 마중나와 인사 받는 행복한 기분에 젖어 그길을 지나곤 한다.
누군가 내게 미국이 좋은 이유를 물어보면 나는 가을에만 피어나는 코스모스를 아무때나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서슴없이 얘기한다.
가을이 되면 한국에서는 단풍구경으로 설악산이나 내장산, 계룡산등 각기 명산을 찾아 가기 바쁠때 나는 코스모스가 줄지어 있는 길을 찾아 다니곤 했다.
아마도 내게 코스모스는 사연이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어린시절 외할머니와 함께 산 적이 있다. 추운 겨울날 학교 갔다오면 꽁꽁 얼은 손을 따뜻한 아랫목에 넣어 녹여주시던 할머니는 치마 속바지 깊은 주머니에서 꼭꼭 숨긴 알사탕을 꺼내 주시곤 했다.
가끔 할머니는 거친 손바닥으로 등어리를 쓸어 주시며 옛날 얘기를 들려 주시곤 했는데 “마음을 나쁘게 먹고 게으른 사람은 죽어서 소가 되어 평생 고생하고,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꽃이 되어 사람들에게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행복을 준단다.” 는 이야기가 오랜동안 잊혀지지 않는다. 온종일 이리 저리 부지런하셨던 할머니는 어느날 돌아가시고 평소 할머니가 심어놓으신 하얗고 바알간 코스모스가 해마다 앞마당을 가득히 채워져갔다.
그렇게 외할머니는 코스모스로 살아 계셨다.
호랑이 아버지께서 야단치실때면 늘 할머니 덕분에 무사히 넘어 가곤 했는데 한번은 내가 말썽을 부려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울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빙그레 웃고 있는것 같아 주위를 둘러 보니 내가 코스모스가 만발한 할머니 밭에서 울고 있는게 아닌가.
그곳엔 할머니가 나를 부드럽게 품어주고 있는 덕에 아득히 편안했던 걸로 기억이 된다.
누가 가꾸지 않아도 여린 줄기로 바람에 꺾이지도 않은채 늘 길가에서 지나가는 길손들에게 잠시 쉬게 해주는 코스모스가 나는 너무 고맙고 좋았다. 남편과 처음 만났을때도 파아란 가을 하늘 밑에 코스모스가 만발한 길이었다. 졸작 이지만 내가 꽃 되기를 원하는 심정으로 너무나 코스모스를 사랑함에 자작시를 띄워 본다.
코스모스
내 어릴적 논두렁 지나 까마득히 먼 학교길 어린 걸음 종종 한없이 가야 할때도
하늘 하늘 춤추고 노래하며 벗이 되어 “어느새 학교 다 왔네”
이상과 현실사이에 들판길을 방황하며 한없이 거닐 때에도
하늘 하늘 흔들며 내곁에서 위로주며 “강해져야지. 이제부터 시작인것을”
세상과 자식이 마음대로 안되어 운전대 잡고 확트인시야를 향할때
어느새 마중 나와서 하늘 하늘 흔들며 “많이 힘들지? 그게 인생이야.”
이 가녀린 몸으로도찬 바람 비 바람 다 겪으며
절대로 꺾어 지지 않고 꽃을 피우며 너를 지켜주잖니 .
”인생은 나처럼 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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