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목사 (산타클라라 연합감리교회)
저는 담임 목사이지만 교회에서 생일잔치를 하지 않습니다 가족들이 서로 생일상을 차리고 밥을 먹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제 생일을 아는 분도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교회에서 생일잔치를 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주일 저녁이면 산호세 다운타운에서 홈리스들을 위한 저녁 대접을 합니다. 한 번 대접에 약 200불이 드는데 자원할 분을 찾는다는 광고를 예배 시간에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광고하면서 제 마음에 제가 그 대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번에 어떤 성도님이 당신 생일 잔치를 하는 비용을 쓰지 않고 개척교회를 돕겠다고 자녀들을 설득해서 헌금을 한 것을 보고 제가 목사지만 부끄러웠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적은 금액이지만 저도 생일 상 차릴 비용으로 홈리스 밥상을 차리자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주일은 제가 비용을 대겠습니다 하고 자원했습니다.
너무나 마음이 흐믓했고 기뻤습니다. 생일을 알리지 않고 잔치를 하지 않는 것만 겸손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생일을 알리고 홈리스들을 위한 잔치를 하는 것도 예수님이 기뻐하실 일이라고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약 80명이 드셨는데 한 분에게 약 2불 50전이 소요된 셈입니다. 이런 기회를 준 우리 교회 성시화 운동에 참여한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성시화 운동하신 성도님들이 이번에는 자신들의 비용과 수고로 제 생일 상을 따로 차려준 것입니다. 생일을 알린 것이 너무 미안하고 송구스러웠지만 차려놓은 생일상을 감사히 받았습니다. 50살 생일이라고 특별히 차려준 것이니 매년 하지는 않지만 올해만 받으라고 하셔서 받았습니다. 사랑을 베풀었는데 사랑을 받은 것입니다.
50회 생일을 지내면서 제가 결심한 것은 앞으로 매년 제 생일에는 홈리스를 대접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제 생일은 이제 홈리스들의 잔칫날이 될 것입니다. 제가 처음에 우리 교회와서 성탄절 선물을 성도님들에게 받고 미안해서 “왜 주님의 생일날 제가 선물을 받나요?”했더니 어떤 분이 그러면 밀알 장애우들 주라고 해서 그 후로 매년 성탄절이면 저희 교회에서는 목사에게 선물하지 말고 장애우들에게 선물 튜리를 만들어 놓고 선물하는데, 이제는 매년 담임 목사 생일이면 홈리스 잔치를 벌이게 되었으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생일 잔치라면 굳이 마다하지 않고 할만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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