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는 사람들이 돈 벌기 마련이에요. 지금 큰손들은 헐값에 나온 부동산들을 저울질 하고 사들이느라 분주하답니다”

남가주의 한 사업가의 말이다. 그는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밑돌던 지난 90년대 중반 상업용 건물을 몇 채 사들였는데, 이후 건물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앉아서 부자가 되었다. 아울러 고정적으로 나오는 건물 임대료 수입으로 돈 모으는 재미가 짭짤하다. 투자 치고는 그만한 투자가 없었다고 그는 만족해하고 있다.

“지금이 부동산 투자하기에는 아주 좋은 때에요. 모아둔 돈이 있다면 부동산을 사놓으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이 붕괴된 후 집값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두가 아는 일이다. 신규 주택이든 기존 주택이든 가격이 절반대로 떨어진 곳이 부지기수다. 지금 각 지역 중간가격대의 집을 사려면 2년 전에 비해 소득이 37% 낮아도 가능하다.

그러니 ‘이럴 때 돈만 있다면…’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돈이 없으니 돈 될 걸 뻔히 보면서도 놓친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말들이 오고간다.

경기가 나쁠수록 왕 대접을 받는 것은 돈, 현금이다. 당장 생활이 위태위태하다면 가능한 한 돈주머니를 꽁꽁 묶어두는 것이 상책. 하지만 여윳돈이 있다면 지금처럼 돈 쓰면서 기분 좋을 때도 없다. 평소에는 엄두도 못 내던 고가품들을 생각지도 못한 헐값에 사들일 수가 있다.

최근 타임은 구매자들의 희색을 만면하게 하는 상품 10가지를 소개했다. 경기 좋아지면 금방 가격이 오를 상품, 그래서 지금 사두면 이익이 되는 상품들이다. 가장 단위가 큰 것은 부동산. 그 다음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다. 새 차 장만 시기로 지금처럼 좋은 때가 없다.

근년 한해동안 지구상에서 팔린 자동차는 1,500만대였다. 지금 추세로 보면 올 한해 팔릴 자동차는 900만대에 불과하다. 평년 수준으로 자동차를 생산해낸 자동차 회사와 딜러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쓰고 있다. 이자율 0% 융자는 물론 가격 자체를 팍팍 깎아준다.

인터넷 업체인 TrueCar.com.에 의하면 머큐리 마운티니어 SUV는 19.3%, 포세 911은 10.6%,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9.4%씩 가격을 할인하고, 기아 옵티마는 30.8%까지 깎아 팔고 있다.

아울러 지금은 주식 투자의 적기이자 컨트리클럽 회원권 장만에도 절호의 기회다. 클럽마다 회원들이 빠져나가 파격적 조건으로 새 회원들을 모으고 있다. 비행기 값이며 호텔 값이 뚝뚝 떨어진 지금은 여행하기에도 적기. 인터넷에 들어가면 “이런 가격에 가능할까…”싶은 할인 여행상품들을 쉽게 찾을 수가 있다.

그외 가격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품은 고급 캐시미어 제품, 첨단 카메라, 가구나 평면TV, 컴퓨터 칩. 아울러 2년 전만 해도 없어서 못 팔던 바다가재 값이 30-50% 떨어졌다고 한다. 시기적으로 돈을 알 먹고 꿩 먹듯 쓸 수 있는 때이긴 한데 문제는 항상 같다. 돈이 없는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