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회담은 큰 뉴스다. 특히 한국에서는 모든 언론이 톱기사로 다룬다. 그러나 막상 내용을 들어보면 별 재미는 없다. 매번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 같고 피부에 와 닿는 것도 별로 없다.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양국 정상회담 결과도 그렇다.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으며 양국의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고 남한을 미국의 핵우산 보호 아래 두겠다고 한다. 많이 들어 본 이야기다. 그 동안의 숱한 제재와 장장 6년 가까이 진행된 6자 회담은 결국 북한이 핵 개발하는 것을 막는데 아무 역할을 하지 못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은 ‘부지하세월’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또 다른 주 의제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정이 다르다. 양국 지도자와 국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실현이 가능하다.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한국은 통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미 의회의 비준을 놓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협정이 연방 의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를 반대해오던 주 세력이던 농산물 업계는 작년 한국이 광우병 위험을 과대 포장해 나라를 흔들었던 촛불 시위를 무릅쓰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 조용해졌다. 그럼에도 또 다른 반대 세력인 자동차 업계와 노조의 반발은 아직도 심하다.
대통령이 되는데 노조의 덕을 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유세 기간 한미 FTA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뒤에는 입장이 다소 달라졌다. 이번 정상 회담에서도 이 협정이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되며 적절한 시기에 비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 무역이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데는 경제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관세를 낮춰 수입품 가격을 낮추고 무역량을 늘리며 각자 경쟁력이 있는 제품 생산에 주력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극소수 이익 집단이 작은 이익을 위해 자유 무역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정상회담에 발맞춰 미주 한인회 총연합회는 지난 주 한미 FTA 미 의회 비준 촉구 교육 및 홍보전략 대책회의를 LA에서 가졌다. 이 모임에는 총연합회 소속 27개 지역 한인회 회장 및 임원을 비롯해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 캘리포니아 조세 형평국 미셸 박 위원, 김재수 LA 총영사 등 30여명이 참석, 한미 FTA의 통과와 이를 위한 한인 사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지난 1월 한미 FTA의 조속한 통과 추진을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촉구 전 미주 추진위원회’가 결성된 바 있다.
200만이 넘는 미주 한인들은 힘만 합친다면 한미 양국 경제를 살리고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할 한미 FTA 통과에 큰 몫을 할 수 있다. 한인 사회 역량은 지난 번 의회의 종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로 입증된 바 있다. 한인 사회 지도자들이 이번만은 단합된 모습으로 FTA에 통과 캠페인에 진력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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