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여름방학을 시작한 한인 청소년들이 올해 ‘일자리 찾아 삼만리’의 고통을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한인업소마다 매상 격감에 시달리다보니 자체 일손 조달로 위기 극복에 나서려는 분위기가 만연해 구멍가게 파트타임 일자리 구하기도 좀처럼 쉽지 않은 형국이다. 지난해 학교 선배의 부모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에서 두 달 동안 유급 인턴생활을 했던 박모(16)군은 꼼꼼한 일처리를 칭찬받으며 올해도 또 와달라고 그랬었는데 상황이 너무 달라졌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함께 일하던 직원들마저 눈물을 머금고 일을 그만두라고 떠밀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인턴을 채용하는 일이 업주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이라며 어렵게 거절당했다는 것.
박군은 막일이라도 하면서 용돈이라도 벌고 싶었는데 일자리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며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 동안 돈을 벌어 내년에 대학에 진학할 때 조금이라도 학비를 보태려던 계획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 요즘 초조함이 깊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런 사정은 박군의 친구들도 마찬가지. 서로 아르바이트 정보를 주고받으며 같은 곳에서 즐겁게 일해 보겠다던 예년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은근한 일자리 경쟁에 친구들이 각자 스스로 정보를 조달하는 각박함도 올해 달라진 풍경이 되고 있다.
게다가 갈수록 실직한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심지어는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아르바이트 자리로 인식돼 온 샤핑몰, 패스트푸드점, 영화관의 일자리마저 어른들에게 뺏기고 있어 스스로 용돈을 해결해 부모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려던 어린 일꾼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내 16~19세 연령 청소년 실업률은 올 5월 기준 22.7%로 전달의 21.5%보다 증가했다.
최저임금을 받고 허드렛일이라고 하겠다며 달려들어도 좀처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수많은 한인 청소년들은 터벅터벅 지친 발걸음을 옮기며 오늘도 한인 타운 거리 곳곳을 헤매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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