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고등학교 때 한참 정치에 꿈이 부풀어 있을 때,
국회의원 딸에게 편지를 보냈다. 답장은 오지 않았다.
대학 갓 들어가 예술이니 사상이니 미쳐 있을 때, 유명
화가의 전시회에서 심오한 질문을 해댔다. 화가는 한참
쳐다 보더니 쌩까버렸다. 다시는 글 안 쓴다고 군대에
가서는 한참 뜨고 있던 여류시인에게 오밤중에 전화를 했다.
그녀가 정중히 전화를 끊었을 때, 그때도 참 부끄러웠다.
그러나 두고두고 창피한 것은 회사 들어가 처음 만난 여자
앞에서 노동자들이 불쌍하다고 울음을 터트린 것이다.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
이성복‘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전문
예술이다 사상이다 언뜻 거창하지만,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고 화자는 고백한다. 그러기에 다 부끄럽다. 그 가운데서도 두고두고 부끄러운 건 노동자들이 불쌍하다고 울음을 터트렸던 일이다. 자신은 조금이라도 편해보자고 회사에 취업을 해놓고 노동자들이 불쌍하다고 했으니. 그때 그 허구의식에 못 견뎌 하는 것이다. 위선적이었다는, 스스로를 속였던 것에 대한 반성이다.
한혜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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