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역사와 권위의 아마추어대회
니클러스·우즈·미켈슨 배출한 스타 등용문
지난해 대니 리(한국명 진명)에 이어 한중 핑퐁커플 안재형(44)-자오즈민(46)의 아들 안병훈(17)까지 2년 연속 한인 우승자를 배출한 US아마추어는 명실상부한 세계 골프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대회다.
USGA(미 골프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13개 내셔널 챔피언십 대회가운데 US아마추어는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사실 US아마추어가 시작되면서 USGA가 탄생했으니 어쩌면 US아마추어의 출발은 곧 USGA 역사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1884년 미국에는 뉴포트 골프장과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뉴욕)이 개최하는 두개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가 있었는데 이 두 골프장이 경기 방식을 통일하고 1885년 제1회 US아마추어 챔피언십이 개최됐다. 이 대회를 계기로 미국에서는 통합된 골프 단체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오늘날 USGA의 모태가 됐다.
지금은 프로골퍼들에게 문호가 개방된 US오픈이 최고의 대회가 됐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골프계 탑 선수들은 프로로 전향하지 않고 아마추어로 남았고 그 때문에 US아마추어의 경기수준이 US오픈보다 높다는 평이었다. 당시 US아마추어는 세계 골프계에서 메이저대회로 분류됐는데 1920년대와 30년대 골프계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바비 존스는 US아마추어를 5번이나 우승했고 특히 1930년에는 브리티시 아마추어, 브리티시오픈, US오픈, US 아마추어를 차례로 석권, 골프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역대 US아마추어 챔피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존스 외에 ‘황제’ 타이거 우즈가 1994년부터 96년까지 3연패를 달성했고 잭 니클러스(1959, 1961)와 아놀드 파머(1954), 필 미켈슨(1990) 등도 US아마추어에서 정상에 오른 뒤 프로에서도 탑스타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지금까지 US아마추어 우승 후 US오픈에서도 우승한 선수는 11명에 달한다.
우즈는 1994년 당시 사상 최연소인 18세로 우승한 뒤 1996년까지 대회를 3연패 하면서 골프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우즈는 프로로 전향하고 나서 2002, 2004, 2008년 세 차례에 걸쳐 US오픈에서 우승했다. 우즈의 최연소 우승기록은 14년을 버티다 지난해 대니 리에 의해 깨졌으며 대니 리의 기록은 불과 1년 뒤 안병훈이 갈아치웠다.
US아마추어의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 특별한 혜택이 기다리고 있다. 계속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할 경우 그 이듬해 세계골프 메이저 대회들의 초청장이 기다리고 있는 것. 챔피언은 매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이 주어지고 준우승자는 매스터스와 US오픈 본선 초청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챔피언 대니 리처럼 최근 수년간 챔피언들의 경우 이듬해 매스터스에 출전한 뒤 프로로 전향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 경우 아마추어 자격상실로 인해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초청은 자연스럽게 취소된다.
대회는 USGA 핸디캡 2.4 이하의 선수 312명이 본선에 나서 첫 이틀간 36홀 스트로크 플레이를 통해 상위 64명이 매치플레이 라운드에 진출하고 이후는 1대1 매치플레이로 자웅을 겨뤄 궁극적인 챔피언을 가려내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그야말로 쟁쟁한 선수들이 나서기에 64강 매치플레이에 진출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스트록 플레이와 매치플레이가 혼합된 대회 특성상 우승까지 간다는 것은 실력은 기본이고 승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안병훈도 “지난 3년간 우승이 없어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64강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내년에 US버클리 진학이 예정된 안병훈은 현재로선 프로전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내년 매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 등 3개 메이저대회에 나갈 기회가 있으니 프로행은 좀 더 기다려도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안병훈(오른쪽)이 결승에서 벤 마틴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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