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에 있는 벽돌공장에서 일하는 존 이라는 소년이 있었다. 존은 13살로 나이는 어렸지만 누구보다 착하고 성실했다.
그런데 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비가 조금만 내려도 진창길이 되어버리는 교회진입로였다. 그 진창길을 걸을 때면 옷과 신발이 쉽게 더러워졌다. 그리나 교인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고 신경 쓰지 않았다.
고심하던 존은 50센트의 임금 중에서 날마다 벽돌을 한 장식 싸서 깔기로 마음먹었다. 존이 그 길을 완성하려면 2년 이상 걸릴 일 이였다. 존이 벽돌로 한 장씩 깔아 나가던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났다. 존의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교인들이 그동안 건성으로 지나쳤던 자신들을 반성하고 존과 같이 마음을 합해 동참하기로 했다. 몇 달 만에 교회 앞길은 진창길에서 포장도로로 바뀌었다. 앞장 서 사랑을 몸소 실천한 그 소년은 바로 미국 백화점 왕으로 불리우는 존 웨어메이커였다.
이 일화는 성경에서 말하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善)을 이룬다’는 뜻을 가르치고 있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닌 가족, 친구, 동료 등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게 되어 있다. 어느 관계든지 종교를 초월하여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서로의 약점과 부족한 점을 채워준다면 좀 더 밝고 아름다운 사회가 형성 된다.
얼마 전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13명의 회원이 사랑과 행복을 전하고픈 마음을 글로 쓴 이야기책을 감히 세상에 내놓고 다음 달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있다.
동인문집은 회원 각자의 삶의 흔적과 이민생활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담았다.
회원 중에는 칠순 이상 되시는 분이 네 분 계신다. 그분들은 일제시대와 6.25 전쟁을 거치며 파란만장한 세월을 살면서도 어릴 때 가슴에 품었던 문학의 꿈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번 동인지에 참여한 회원들은 고단한 이민의 삶 속에서도 살림하며, 아이 키우고, 생업의 삼중고(三重苦)속에서도 희망을 저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글을 쓸 수 있었다.
세월은 변해도 어머니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머니의 웃음 속에는 신비가 있다. 그 신비는 사랑이고 사랑은 행복과 희생을 의미한다. 정녕 살아온 날이 쌓여간다는 것은 세월의 축적인 동시에 정신적 초월에 다가있고 있다는 생각에 잠길 때가 많아진다. 삶은 가슴으로 사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인간은 주어진 어떠한 환경이든지 감사하며 행복을 나누고자 애쓰는 삶이 보람된 인생인 것 같다. 한 살씩 더 많아지고 글을 쓰면서 얻는 게 있다면 그건 인생을 이해하고 어떤 경우에도 초연(超然)해지는 마음의 여유인 것 같다.
9월도 다 가고 10월의 문 앞에서 가을도 서서히 깊어간다. 평소에 늘 보아오던 나무, 구름, 비, 바다도 새롭게 보인다. 창조주의 위대한 섭리에 순응하는 자연의 겸허함 속에서 순간순간의 만남이 행복과 감사를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삶이되길 바란다.
채수희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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