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매스터 코랄, 창립 20주년 맞아 ‘감람산의 그리스도’ 공연
10월11일(일) 저녁 7시 SF 헙스트 극장
악성 베토벤, 그는 비인 숲 속을 거닐며 늘 자연과 하나되는 자신만의 소리를 오선지에 담았는데 이 때 베토벤이 느꼈던 계시의 소리는 어떤 것이었을까. 결코 만질 수도 볼 수 도 없는 신의 영광… 아마도 세상을 아름답게 하라는, 그의 귀에서만 들려오는 치유의 속삭임은 아니었을까.
베토벤은 매우 신앙적인 사람이었지만 교회음악은 많이 남기지 못했다. 세속적으로 사람들과 부딪치기 싫어했던 베토벤은 사람의 목소리 보다는 기악곡에 더 열정을 보였지만 ‘합창 교향곡’, ‘장엄미사’, ‘감람산의 그리스도’ 등은 그가 남긴 몇 안 되는 성악곡의 열매들이었다. 특히 ‘감람산의 그리스도’는 비교적 초기 작품에 속하는 1801년에 작곡했던 매우 성공적인 작품이었다. 베토벤은 이 곡을 단 14일만에 완성했다고 전해지고 있는 데 매우 장중하면서도 영감에 찬 선율미가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오라토리오 ‘감람산의 그리스도’는 신약성서의 겟세마네 기도의 내용을 오라토리오로 옮긴 것으로 성서를 대본으로 쓰지 않고 작가 프란츠 크사버 후버의 것을 사용했다. 당시 베토벤은 귓병으로 심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던 터여서 이 작품을 통해 신앙적인 극복을 추구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헨델이나 바하 등의 오라토리오와는 달리 종교적 경건함 보다는 극적인 면이 더 극명하게 드러나 있어 베토벤 자신은 이 작품을 맘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겟세마네에서 쓴잔을 마시기에 앞서 간절히 기도하던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이 모두 잠들자 낙심하여 “아버지여 할 수 만 있으면 이 잔을 피해가게 하소서”하고 기도한다. 그리스도의 인간적인 고뇌, 두려움 등이 드라마틱하게 표현된 이 작품은 대본이 다소 세속적이지만 세라핌 천사(소프라노), 베드로(베이스), 예수 그리스도(테너) 등의 대화를 통해 “십자가를 통한 그리스도의 구원의 의지, 인류에 대한 사랑” 등을 전하고 있다. 연주시간 총 1시간이며 장중한 오케스트라, 합창 등이 연합하여 베토벤(음악)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매스터 코랄(SFMC)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베토벤의 ‘감람산의 그리스도’를 연주한다. 10월 11일(일, 오후 7시) SF헙스트 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을 위해 지난 5개월간 연습에 몰입해온 SF 매스터 코랄의 김현 지휘자는 지난 주 헤이워드에 있는 한인교회 연습장에서 “단원들이 90%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며 “막바지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독일어 발음이 다소 힘들고 대곡이어서 연습에 애를 먹었지만 40여명이던 지난 해 보다 단원이 약 60여명으로 늘어 웅장한 화음을 들려 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는 김현 지휘자는 이번 연주회에 많은 한인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단장 정지선씨, 준비위원장 서순희씨 등은 “이번 연주회가 SF 매스터 코랄의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라서 더욱 뜻 깊고 특히 예수 그리스도를 노래하는 작품이어서 신앙적으로도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며 일반 음악팬들은 물론 교인들의 많은 참석을 부탁했다.
이번 베토벤의 오라토리오 ‘감람산의 그리스도’에서는 오케스트라 반주와 함께 천사역의 소프라노 양순주, 예수역의 테너 Brian Thorsett, 베드로 역의 바리톤 이의건씨가 독창자로 나설 예정이며 후반부에 연주하는 베토벤의 ‘코랄 환타지’에서는 피아니스트 원아정씨가 협연할 예정이다.
▶일시10월 11일(일) 오후 7시
▶장소 : SF헙스트 극장(401 Van Ness Ave. SF, CA)
▶ 공연 입장권 문의: (510) 224-0752, (510) 882-1568
<이정훈 기자> jungmus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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