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서
내년 1월3일까지 열려
빈센트 반 고흐가 이유 없이 격분해 캔버스를 난도질했던 미치광이였다는 통념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편지들이 8일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박물관에 처음 전시된 이 편지들은 고뇌에 빠진 고흐의 걸작 이면에는 고도로 훈련된 이성적인 기법이 숨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물관 큐레이터는 “이 편지들은 고흐가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으며 시대를 한참 앞서갔다는 것을, 또 사람들이 그를 미치광이로 여겼던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반 고흐가 직접 쓴 편지 819통과 동생 테오 및 화가 고갱 등으로부터 받은 편지 93통 등 총 100여 통이 그의 명작들과 함께 전시된다. 이를 모두 편집하는 데에는 15년이 걸렸다. 편지 속에는 고흐의 생각과 말이 그리려는 작품의 스케치 및 도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1888년 10월16일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해 완성한 명작 ‘고흐의 방’의 스케치가 포함돼 있는데 그는 동생에게 의자가 신선한 버터처럼 노랗고 침대 시트와 베개가 매우 밝은 레몬빛 초록색이라고 알려주면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에 평안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 레미 정신병원에 자진해 들어갔던 고흐는 함께 지낸 환자들에 대해 “이따금 큰 소리로 울부짖고 사납게 절규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진정한 우정을 지니고 있다”고 적었다.
37살이던 1890년, 자살 6일 전 또박또박 쓴 마지막 편지에서는 “나는 내 작품에 생명을 걸었으며 나의 이성은 그 안에 반쯤 잠겨 침몰했다”고 적으면서 자신의 예술이 정신상태에 끼친 영향을 돌이켜 보고 있다.
‘반 고흐의 편지들: 예술가는 말한다’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내년 1월3일까지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며, 내년 1월27일 영국 왕립 미술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어질 예정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고흐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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