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승욱이학교 선생님들의 최대 고민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승욱이의 ‘기저귀 떼기’다. 열살이 된 아이가 아직도 기저귀를 찬다. 아이고 세상에. 그런데 신기하게도 기숙사에서는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기저귀도 차지 않는다. 어머나 세상에. 학교선생님들과 이 문제(?)를 가지고 여러 번 미팅을 가졌다. 2년째 기저귀 떼기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물론 학교에서는 기저귀를 차지 않고 시간마다 화장실을 데리고 가고 소변을 누게 한다. 그런데 너무 재미있는 사실은 승욱이가 학교화장실에서는 절대 소변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하루종일 소변을 참고 기숙사로 돌아갈 때 기저귀를 채워서 스쿨버스에 타면 그때 기저귀에 소변을 보는 것이다. 훈련을 위해 처음에는 스쿨버스를 탈 때도 기저귀를 채우지 않았더니 몇 번 스쿨버스에서 소변을 눈 사건이 났다. 교육구에서 전화가 오고 난리가 한번 난 후에는(스쿨버스에는 승욱이만 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기저귀를 채운다.
스쿨버스 타기 직전에도 화장실을 가지만 소용이 없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저귀를 차지 않고 하루종일 있어도 화장실에 가면 소변을 안 본다. 집이나, 학교나, 기숙사나 변기 모양은 다 같은데 왜 그런지. 변기에 앉혀놓고 다리에 물을 뿌린다든지 아니면 물을 틀어서 놓아도 소변을 참는다.
반면 기숙사에서는 너무나 자유롭게 변기를 이용한다. 아마도 처음으로 변기를 사용한곳이 기숙사여서 그곳이 익숙하고 편한가 보다. 학교선생님들과 난 소변을 참다가 혹 병이라도 생길까봐 제일 걱정이다. 그리고 지금 기저귀를 떼지 못하면 평생 못 뗄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이 조급한데 승욱이는 전혀 엄마 마음에 협조를 하지 않는다.
집에 오면 변기에 앉혀두고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두고보자’식으로 시간을 두고 보는데도 변기에 앉아 장난을 치거나 수화로 ‘끝’이라는 단어를 보이고 얼른 옷을 입는다. 그래도 바지를 벗겨두면 창피한 것은 아는지 속옷과 바지는 꼼꼼하게 입는다.
인지능력이 없는 거면 아예 포기를 할텐데, 기숙사에 승욱이 담당 복지사에게 집에서는 변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믿지를 않는다. 올해도 몇 달이 남지 않았는데 ‘사생결단 프로젝트’를 완전히 수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번 주에도 집에 오면 변기 위에서 한참을 실랑이를 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 한숨부터 나온다. 휴~
<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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