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건물 환경원 아줌마가 옥상에 감자를 심어 길렀다고 오늘 캤다고 뜨끈뜨끈한 주먹만한 감자 세 알씩을 사무실마다 돌리며 귀한 거니 잡수어보시라고 했다 세알을 맛있게 다 먹었다 먹는 일이 제일로 귀하다는 걸 몸으로 알았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귀하다는 말! 진종일 내가 귀했다.
황 정진규 (1939 - ) ‘삶은 감자 세 알’ 전문
아프리카의 피그미 촌락이나 히말라야의 오지를 여행하면서도 감자는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미화원이 옥상에서 길러 선물한 감자 세 알은 도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귀물이다. “귀한 것이니 잡수어보라”고 하는 말을 화자는 자꾸 곱씹게 된다. 감자는 비록 흔하지만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했던가. 진정 세상의 귀한 것은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던가. 감자, 보리, 물, 공기, 햇빛, 먹고 자는 일, 미화원, 회사 동료, 이웃, 바로 우리들, 나!… 마침내 화자는 “진종일 내가 귀했다.”라는 깨달음에 도달한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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