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지만 집 사람의 건강을 위하여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틀에 한 번씩 짐에 간다. 가서는 20여분 운동을 하고 수영을 한 후 사우나에 들러서 땀을 흠뻑 빼고 샤워를 하고 온다.
그런데 사우나에 들어가 앉아 있노라면 언제나 만나는 중년 흑인 남성이 있다.
그는 들어서자마자 “원데이 원데이”라고 외치며 인사를 건넨다. 파편인지 총상 때문인지 오른쪽 허벅지가 흠뻑 파여 절름거리는 그이다. 처음엔 거북하기도 하고 어색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를 만나지 않는 날은 괜히 허전하다. 오늘 또 ‘미스터 원데이’를 만났다. 하여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뭐가 그렇게 좋은 날이냐”고 묻자 수도꼭지에서 물 나오듯 말이 나온다. 그는 내 추측대로 상이군인이었다.
이라크전에도 참전하고 걸프전에도 갔었다는 그는 그 숱한 전쟁터에서 겪었던 일을 털어놓으면서 “오늘 내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이 기적이요 하나님의 은총이 아니냐”고 큰 눈을 부라리며 나에게 반문한다.
그럴 것이다. 전쟁터에서 부상을 입고 생과 사의 능선을 넘나든 사람은 살아 있다는 오늘이야 말로 바로 벅찬 감격의 그 날이 아닐 수 없으리라. 그렇다면 살아 있다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히 감사한 날이어야 한다.
박석규/ 은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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