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배탈이군. 한때 돌조차 삭이던 위장이었는데. 그렇지, 장모가 전라도 배추를 경상도 고춧가루로 버무린 탓일 거야. 아냐, 맥도널드 햄버거에 우리밀 빵을 함께 먹은 탓인지도 몰라. 아니, 방부제와 잔류 농약이 십이지장, 소장, 대장을 방제하는 날일까? 쯔쯧, 세계화 시대에 이렇게 편협한 국수주의자의 내장을 가지고서야. 신토불이? 우린 모두 지구촌 읍민이니 지구에서 나는 모든 음식이 신토불이인 거야. 저녁엔 다시 캘리포니아 쌀에 중국산 콩을 놔 먹어보자. 끄억-, 미제 트림에 중국산 방귀를 뀌어볼까나. 비록 제3세계의 셋방에 살지만 오늘도 난 다국적 똥을 눈다.
반칠환 (1964 - ) ‘다국적 똥’ 전문
나이가 들면서 돌조차 삭이던 위장도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몸이야 세월에 장사가 없다지만, 마음도 자주 배탈이 난다. 화자처럼 지방색, 정치색, 인종차별, 편협한 국수주의적 사고를 갖고 있는 자신을 느낀다면 우리의 마음도 위장이나 관절처럼 탈이 나고 있다는 증거다.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까지 와서 매일 다국적 똥을 누는 우리 미주 동포들이야 그렇지 않으리라 믿고 싶지만…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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